에이태큼스, 스톰섀도 이미 전장 배치
우크라이나, 미에 토마호크 요청
러시아는 핵카드 만지작
올해 초 미국의 군사력 평가 기관인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는 ‘2024년 세계 군사력 순위(Military Strength Ranking)’ 보고서에서 러시아를 2위, 우크라이나를 18위로 각각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군사력만 놓고 보면 러시아의 승리로 진즉 끝이 났어야 한다. 하지만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9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000일을 맞았다. UN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11만5000명이 사망하고 50만 명이 부상을, 우크라이나군은 절반에 해당하는 5만7000명이 전사하고 25만명이 다쳤다고 한다. 양측 모두 엄청난 인명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숫자만 놓고 본다면 세계 2위의 군사대국을 상대로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상처는 결코 작지 않다. 11월 기준으로 영토의 약 20%쯤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분통이 터진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장거리 미사일의 투입을 서방에 수개월간 촉구했다. 그리고 이미 미사일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국경 너머의 러시아 목표물을 공격할 수 없다. 영토에 침입한 적에게만 미사일을 쓸 수 있다는 족쇄가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사용범위 족쇄를 풀어준 것은 북한이다. 전쟁이 확전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미국과 서방국가였지만 북한의 참전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로 한정했던 미사일 발사범위를 확대해준 까닭이다.
미국 정부가 봉인을 해제하며 우크라이나군에 힘을 실어준 주인공은 ‘에이태큼스(ATACMS)’다.
전쟁 발발 1000일째 되던 19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인 브랸스크의 무기고를 향해 6발의 에이태큼스를 쏘아 올렸다.
에이태큼스는 지대지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이다. 작년 10월에 사거리 165km의 구형이, 올해 4월에 300km에는 신형이 각각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에이태큼스는 ‘Steel Rain(강철비)’라 불린다. 1991년 걸프전에 투입되면서 진가가 입증됐다. 미사일 한발에 950여 개의 자탄이 들어 있는데 한 발 한 발의 자탄이 수류탄의 폭발력을 능가한다.
한 발의 미사일로 축구장 4개 크기의 지역을 초토화할 만큼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94억 유로(14조원) 상당을 지원한 영국은 프랑스와 공동 개발한 공대지 미사일 ‘스톰 섀도(Storm Shadow)’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했다.
영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스톰 섀도를 사용하는 것을 우려해 왔다.
하지만 에이태큼스의 사용 제한이 풀린 만큼 이제 스톰 섀도도 적극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톰 섀도의 최대 사거리는 500km가 넘지만 2023년 5월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수출용은 사거리가 짧게 개조돼 사거리가 250km쯤으로 줄었다. 하지만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스텔스 모드가 있어 적의 레이더에도 잘 탐지되지 않는다.
탄두가 건물 외부를 뚫고 들어가 내부에서 폭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벙커나 건물 파괴용으로 정밀 타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미국에 이어 군사지원 규모가 두 번째일 정도로 독일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그토록 원하는 ‘타우러스(Taurus)’ 만큼은 지원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했을 때 불어닥칠 후폭풍을 우려한 탓이다.
타우러스는 최대 사거리 500km이며, 고도 50m로 낮게 비행해 적의 방공망을 피한다. 특히 8m의 강화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는 관통 탄두는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젤렌스키는 에이태큼스보다도 타우러스를 간절히 원했다고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토마호크(Tomahawk)’ 미사일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걸프전, 테러와의 전쟁 등 각종 전쟁에서 탁월한 위력을 발휘했다. 사거리도 1300km 이상에 달한다. 내년 1월까지 불과 두어 달의 임기만을 남겨둔 바이든 정부에서 발 빠른 지원이 이뤄질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은 이번 전쟁으로 세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젤렌스키는 잃어버린 영토의 수복을 고집하고 있다. 전쟁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푸틴은 핵 교리 개정에 나서는 등 핵 버튼을 만지작거리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현재로선 종전을 향한 돌파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종전을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 가동되기 전까지 무력 충돌이 지금보다 심화할 수도 있다.
전쟁이 더 길어지면 1만 명이 넘는 대규모 부대를 참전시킨 북한은 분명 이번 전쟁을 무기체계를 시험하고 고도화하는 ‘장(場)’으로 삼을 것이 분명하다.
또 실전 경험을 쌓아 북한군의 군사력을 한층 강화하고자 할 것이다.
러시아도 함께 피를 흘린 대가로 북한에 각종 군사과학기술을 이전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전쟁이 거듭될수록 대한민국에게 돌아올 전방위적인 위협은 가늠하기 어렵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