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가 부진하다. 현대차 실적 자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1~11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2% 감소한 10만8715대를 판매했다. 주력 세단 G80은 10.5% 줄어든 3만7879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은 18.8% 감소한 2만9906대다. 순수 전기차 GV60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8% 증가한 769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의 올해 내수 판매 부진은 시장을 견인할 만한 신차가 없었던 점과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월 GV70 전기차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고 3월 GV60 부분변경 모델이 나왔지만 모두 단기간에 판매 반등을 이끌지는 못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을 기존 송민규 부사장에서 이시혁 상무로 교체했다. 제네시스의 판매 부진에 따른 인사 변화로 해석된다. 북미권역기획실장 등을 지낸 이시혁 상무는 2026년부터 GV90과 마그마 모델 출시 등을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GV90은 현대차그룹 미래차 전략의 성패를 가를 핵심 전기 SUV로 꼽힌다. 현대차는 GV90에 적용될 신기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서울 강남대로 사옥 1층에 위치한 UX 스튜디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 등에서 공개된 GV90 콘셉트 모델 ‘네오룬’은 전·후석 도어가 서로 마주보며 열리는 코치 도어를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GV90은 현대차 울산공장 내에 조성 중인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6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약 2조원을 투자했다. 54만8000㎡ 부지에 연간 2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제네시스는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를 통해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제네시스는 11월 경기도 용인 제네시스 수지와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의 폴 리카르 서킷에서 GV60 마그마 양산형을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GV60 마그마를 2026년 1월 국내에 먼저 출시한 뒤 유럽과 북미 시장으로 순차 확대할 방침이다. 또 10일부터 제네시스 수지에서 GV60 마그마를 일반에 공개하며 마그마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다.
GV60 마그마의 국내 판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 아이오닉5 N의 가격은 7490만원, 아이오닉6 N은 7990만원부터 시작하는 만큼 GV60 마그마는 이보다 높은 가격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2026년 16종 이상의 국내 신차 출시 효과로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2025년 대비 0.8% 증가한 169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AMA는 기대되는 신차 중 하나로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꼽았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후륜(RWD) 기반이자 제네시스 브랜드 첫 럭셔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2026년 출시한다는 방침을 9월 뉴욕에서 열린 현대차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밝혔다. 또 전기차 캐즘을 우회해 소비자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도 내세운다. 이를 통해 2030년 글로벌 연간 판매 목표를 기존 22만5000대에서 약 55% 늘어난 35만대로 설정했다. 다만 고가 럭셔리 브랜드 특성상 이 같은 전략이 단기적인 판매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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