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꿈이었죠" 현재 비명 소리 들린다는 곳

출처 : KBS

광명 보람채 아파트
서울시와 광명시 복합성
기획재정부와 재산 맞교환

30년 전 서울시가 고민했던 청년층의 주거 빈곤 문제에 대한 고민이 현재 ‘흉물’로 자리 잡으며 광명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층의 주거 빈곤 문제를 해결하려던 서울시의 고민은 어쩌다가 광명시의 흉물로 자리 잡았을까?

청년층의 주거 빈곤 문제에 대해 서울시가 내놓은 해결 방안은 경기 광명시에서 시작됐다. 서울시는 한때 서울 미혼 여성 근로자 전용 임대아파트를 만들어 주거 문제를 해결했는데, 이 임대아파트의 이름은 보람채 아파트로 부지면적 6만 2,301㎡에 9개 동, 450 가구 규모로 1986년 준공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서울시가 보람채아파트의 폐쇄를 결정하고 문을 걸어 잠근 뒤 현재까지 9년에 가깝게 방치하는 바람에 현재는 잡초만 무성한 도심의 흉물로 전락했다.

보람채아파트의 경우 1960년대 당시 수출산업공단이라 불리는 구로공단 조성 이후 취업을 위해 전국에서 상경하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가 대두되면서 처음으로 도입된 임대아파트다. 당시 입주 조건이 꽤 까다로운 수준에 속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출처 : 네이버 지도

엄격했던 것으로 알려진 입주 조건은 근무처가 서울인 근로자 중 만 26세 미만이면서, 연봉 1,500만 원 미만인 미혼 여성만 입주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외적으로 공무원과 4년제 대학 재학·졸업자 학력도 입주가 불가능했는데, 엄격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임대료 덕분에 입주 경쟁이 꽤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1인당 보증금은 65만 원 수준이었으며, 월세 2만 4,000원과 공과금을 포함한 월 주거비가 5만 원 내외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의 물가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주거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청년층에게는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었다는 것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늘 입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던 보람채 아파트를 왜 폐쇄한 것일까? 서울시는 보람채 아파트의 쓸모가 다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람채 아파트의 폐쇄에 대해 ‘공단이 외곽으로 빠져나가 현재 존재 의미가 퇴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 구로구청

이는 구로공단이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며 당초 구로공단 생산직 여사원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숙소가 서비스업, 사무직 등 다양한 직업군이 입주하며 서울시의 목적이 퇴색됐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추측된다. 특히 사회가 변화하며 여성 전용 주거 지원이라는 방식은 여성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키기에 적합했기 때문에 서울시가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폐쇄한 것이다.

서울시의 폐쇄 발표 이후 다양한 개발 방안이 논의됐으나 기관끼리의 복잡한 이해관계 문제 때문에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현재의 흉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여기서 복잡한 이해관계란 해당 부지가 서울시의 소유지만 개발계획 인허가권을 광명시가 갖게 되면서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특히 방치된 보람채 아파트를 두고 인근 주민들이 광명 DMZ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방치가 계속되면서 주변 조경을 어느 시에서도 담당하지 않아 그래도 방치되면서 도심 속에 너구리를 목격했다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출처 : 땅집고 TV

이어 해당 부지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개발됐다면 현재 약 10억 원 선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개발 논의가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동산업계와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보람 채 아파트 인근 광명 두산위브트레지움 84㎡는 지난해 12억 원에 매매됐으며, 보람채아파트 맞은편 e 편한 세상 센트레빌도 84㎡가 10억~11억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해당 부지의 개별공시지가 조회에 따르면 철산역의 개통 시기인 지난 2006년부터 10년 동안 ㎡당 179만 원에서 262만 원으로 약 50%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부지의 실제 가치는 약 5,0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 뉴스 1

지난 2022년 해당 부지의 주인이 또 한 번 바뀌며 보람채아파트는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국유재산 맞교환 방식으로 부지 소유권을 기획재정부에 넘긴 것인데, 기획재정부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부지 개발 방안을 위탁하며 논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광명시는 부지 개발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광명시는 해당 부지에 기업 연구소를 유치하거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청년 창업 공간으로 조성해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안에 대해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이들의 이해관계가 들어맞아 협상이 이루어질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기재부 국유재산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인허가를 거쳐 실제 착공은 빠르면 오는 2026년 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같이 사업 진행이 막힘없이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완공은 2029~2030년께로 예상되며, 흉물로 방치된 보람채 아파트가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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