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달러 증발시킨 트럼프 관세, 버핏이 3,340억 달러 현금 쌓은 진짜 이유

워렌 버핏의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 질문, 트럼프 관세정책이 증시 운명 좌우한다

워렌 버핏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내놓으며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94세 CEO는 최근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를 "일종의 전쟁 행위"라고 표현하며 그 경제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빨 요정이 내는 게 아니다"

버핏은 관세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세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간이 지나면 관세는 상품에 대한 세금이 된다. 이빨 요정이 내는 게 아니다!"라고 그는 유머러스하게 말했다. 이는 관세 비용이 결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경제적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25% 관세를, 중국 수입품에는 10%에서 20%로 인상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조치는 글로벌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금융시장에 상당한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

버핏이 제기한 가장 중요한 질문은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And then what?)"이다. 이 간단한 질문은 관세 정책의 장기적 영향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관세가 S&P 500의 공정가치를 약 5% 감소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관세는 두 가지 방식으로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투입 비용을 증가시켜 미국 기업의 이익 마진을 축소시키거나, 둘째, 높아진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판매가 둔화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관세율이 5%p 증가할 때마다 S&P 500 EPS가 약 1-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 반응과 경제적 불확실성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S&P 500은 2월 19일 최고점 대비 약 8% 하락했으며, 나스닥 컴포지트는 3% 이상 하락했다. 특히 테크 중심의 나스닥-100은 2022년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에서 1조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경제 불확실성 지수(US 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는 관세 발표 직전 40년 대비 최상위 백분위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요구하는 위험 프리미엄을 증가시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버핏의 투자 전략

이러한 시장 불안정 속에서 버핏은 신중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재 3,34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는 한편 블루칩 주식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버핏은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면서도 "대부분의 자금은 항상 미국에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장기적 투자 관점은 "주식을 매수할 때 버크셔의 시간 지평은 거의 항상 단일 연도보다 훨씬 길며, 많은 경우 수십 년을 포함한다"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드러난다.

향후 전망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가 일시적이고 경미한 경제적 혼란을 가져오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강한 경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미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월터스 클루워가 조사한 기업 경제학자의 90% 이상이 대통령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을 위한 시사점

현재의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버핏의 접근법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그는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고, 엄격한 투자 기준을 충족하는 소수의 주식만 매수하며, 무엇보다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버핏의 "그 다음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단기적 시장 변동을 넘어 장기적 경제 영향을 고려할 것을 상기시킨다. 관세 정책의 결과가 어떻게 전개되든, 버핏의 장기 투자 철학은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길을 찾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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