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내를 버려야 나라 산다" 국회에서 설전 부른 조선일보 칼럼

조현호 기자 2024. 10. 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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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김건희 여사 사고 못 치게 막아야" 임이자 "말조심하라" 고성
국회 운영위원회, 김 여사 비롯 명태균 장인수 등 증인 채택 단독 처리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라오스 공항에 도착한 모습.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와 아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조선일보의 외부 칼럼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여야 설전에 등장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선일보가 아내를 버려야 나라가 산다고 정부여당에 호소를 한다며 김건희 여사 사고치지 못하게 막겠다고 해야 한다고 촉구하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사고를 쳤다는 것이냐며 거세게 반발한 것.

이소영 의원은 16일 국회 운영위원회(위원장 박찬대) 전체회의 토론에서 “여당 위원님들 상황을 똑바로 직시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조선일보에 실린 김영수 영남대 교수의 칼럼 <나라인가 아내인가>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해당 칼럼에서 고려와 조선왕조의 역대 선왕들이 자신의 가족과 친인척조차 버리고도 큰 업적을 쌓은 사례(태종과 세종), 사적인 가치를 우위에 뒀다가 실패한 사례(공민왕과 명성왕후 등)를 들었다.

해당 칼럼에서 김 교수는 “통치자는 모두 개인을 초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며 “나라를 위해서는 때로 악인이 되는 길도 피할 수 없다. 마키아벨리의 충고”라고 썼다. 김 교수는 “김건희 여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나라를 흔들고 있다. 국민의 인내가 한계에 달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와 아내,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고 쓴소리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날 실린 조선일보 칼럼이 윤석열 대통령에 아내를 버려야 나라 산다고 충언하고 있다고 소개하자 여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가 나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이소영 의원이 칼럼의 뒷부분 주요 내용을 낭독하면서 “이게 오늘 나온 조선일보 칼럼이다. 이것도 조선일보가 악마화하는 것인가. 이 칼럼이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지금 정신 차리고 김건희 여사 문제 제대로 털고 가지 않으면 정권 무너지는 것 순식간이라고 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건희 여사 의혹의 실체가 없다'는 여당 의원의 항의가 나왔고, 이 의원은 “실체가 없는데 왜 조선일보까지 여당 걱정을 하느냐”며 “왜 조선일보가 아내를 버려야 나라가 산다고 정부 여당에 호소를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다. 특검이든 증인이든 이런 상황까지 됐으면 다 겸허하게 수용하고 '지금까지 잘못이 있었는데 앞으로 잘하겠다, 지금부터는 김건희 여사 더 이상 사고치지 못하게 어떻게든 막겠다' 이렇게 하시는 게 현명한 판단이고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그러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거 말조심하세요. 사고치지 말라니요”라고 항의했다. 강승규 의원도 “그런 얘기 이재명 대표한테 가서 하라니까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김건희 여사 버리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조선일보가 충언을 하고 있지 않느냐”며 “조선일보의 충언을 들으라”고 맞섰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오빠한테 잘 하세요”라고 했고, 윤종군 의원이 “나라를 이꼴로 만들어놓고”라고 하자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나라를 누가 이꼴로 만들어, 이재명이가 이렇게 만들었지”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전용기 의원은 “(지금이) 이재명 정부냐”고 반문하며 설전이 이어졌다.

▲조선일보 2024년 10월16일자 34면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조선일보 칼럼을 인용했다. 김 의원은 조선일보 주필 출신 김대중 칼럼니스트의 2년 전(2022년 9월6일자) '김대중 칼럼' <'윤 대통령 달라져야 한다' Ⅱ>의 뒷부분을 소개했다.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해당 칼럼에서 “협치도 물 건너가고, 민생도 한계가 있고, 경제회복도 어렵고, 대북 융화책도 별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가야 하는 길은 나라 바로 세우기의 '윤석열의 길'”이라며 “공정에 어긋나면 어느 누구도 어느 권력자도 가차 없고 상식을 벗어나면 누구든 심지어 대통령 자신과 가족도 대가를 치르는 엄격함만이 국민의 공감을 살 것”이라고 했다. 김성회 의원은 이 칼럼이 나온 지가 2년도 넘었다면서 “이 말씀을 좀 새기라”고 했다.

한편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이날 '2024년도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과 관련해 '영부인 김건희', '명태균 씨' 등 일반증인 30명, '전 MBC 기자 장인수' 등 참고인 3명의 출석을 요구하고자 하는데 이의 없느냐고 한 뒤 이의가 없으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의결 과정에 불참해 민주당 등 야당만으로 증인채택이 일방 처리됐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측에서 요청한 증인은 한 명도 받아줄 수가 없다는 입장이었고 민주당이 요청한 증인은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다는 그런 입장이었다”며 “일방적인 독주 운영위를 진행하는 민주당과 운영위원장한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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