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GM 합작사의 특이한 지분구조...'85대 15' 이례적 사례

포스코케미칼이 '85대 15'의 지분율로 미국 GM과 합작사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합작사인 얼티엄캠(Ultium Cam)은 회계상 포스코케미칼의 종속회사로 분류됐다. 포스코케미칼이 합작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GM은 영향력을 일부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85대 15'의 지분구조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합작 사례 중 매우 이례적이다. GM의 합작 사례 중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없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할 때 '50대 50'의 지분을 갖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캠이 '85대 15'의 지분 구조를 갖기로 합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포스코케미칼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얼티엄캠의 포스코케미칼 지분은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M의 지분은 15%에 불과해 지분율이 매우 낮았다.

포스코케미칼과 GM은 지난 5월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 설립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GM은 2020년 5월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하는 등 조인트벤처(JV) 설립에 의지를 나타냈다. 2년 후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배터리 소재 기업인 포스코케미칼과 합작사를 설립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소재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포스코케미칼을 직접 접촉했다.

포스코케미칼과 GM이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포스코케미칼→LG에너지솔루션(또는 얼티엄셀즈)→GM'이 아닌 '얼티엄캠→얼티엄셀즈→GM'의 공급망이 만들어졌다. GM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까지 직접 생산하면서 배터리 생산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얼티엄캠의 포스코케미칼 지분이 85%에 달하면서 지분 구조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합작사 지분구조는 50:50 또는 51:49인 경우가 많다. 지분율에 따라 합작사의 성격과 의사결정 구조, 기여도를 결정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50대 50의 지분 구조는 협력적이고 평등할 수 있지만, 서로 만장일치를 해야만 주주총회의 결의가 이뤄질 수 있다. 자칫 기싸움을 할 경우 결별 수순을 밟을 수 있어 장점과 단점이 매우 확실하다. 51대 49의 구조는 가장 많이 이용된다. 양사가 서로 비슷하게 기여를 하면서도 의사 결정이 지체되거나 교착되는 걸 막을 수 있다.

분기보고서의 종속기업 현황. 얼티엄캠의 포스코케미칼 지분율은 85%에 달한다.

합작사의 지분 구조를 고려할 때 포스코케미칼과 GM의 합작사 지분구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이 경우 포스코케미칼이 얼티엄캠의 지배력을 전면적으로 행사하고, GM은 합작사 운영에 있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다. 사실상 GM이 합작사 운영에 큰 의지가 없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합작사의 지배구조는 지분율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합작사의 단점은 투자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얼티엄캠의 경우 포스코케미칼이 지배하는 만큼 적기에 투자할 수 있다. 문제는 얼티엄캠이 얼티엄셀즈에 양극재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라는 점이다. GM의 전기차 배터리에 공급할 양극재를 생산하기 위해 합작사를 설립했는데, 포스코케미칼이 더 많은 투자금과 자본금을 조달해야 한다.

얼티엄캠은 GM의 전기차 22만대에 공급할 양극재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7월 설립됐다. 포스코케미칼과 GM은 얼티엄캠에 약 3억2700만달러(약 473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분율에 비례해 투자금을 산정할 경우 포스코케미칼의 분담금이 약 4000억원, GM이 710억원이다. 실제 양사가 분담할 투자금은 이와 다르겠지만, 지분율을 바탕으로 산술적으로 산정하면 이와 같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6월 얼티엄캠 투자를 위해 북미 투자 법인인 'POSCO CHEMICAL CANADA INC.(이하 PCC)'를 설립했다. 9월말 기준 PCC의 자본금은 437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증자를 통해 합작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케미칼이 85%에 달하는 얼티엄캠 지분을 확보하면서 합작사는 사실상 종속회사처럼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GM의 지분이 15%에 불과한 점을 보면 양사의 합작관계 미래가 어떻게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85대 15'의 지분 구조로 합작사가 설립된 사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바이오 회사인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될 당시 15%의 지분을 투자했다. 2018년 콜옵션을 행사해 전체 주식의 절반(50% -1주)를 보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바이오젠의 50% 지분을 확보했고, 바이오젠은 조 단위 차익을 남기고 엑싯했다. GM과 포스코케미칼의 합작 목적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다른 만큼 양사의 파트너십은 GM의 전기차 전략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합작사는 51대 49가 가장 많은데 85대 15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합작사도 각자의 전략과 비전이 달라 합작관계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서로 손해를 덜 입으려면 지분율 등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양사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적정하게 여기는 지분 비율로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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