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틸콩·서리태·병아리콩', 장수 식단 중심에 선 이유
콩이 장수 식단의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장수 연구원 댄 뷰트너(Dan Buettner)는 “콩은 전 세계 장수 식단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세계 각지의 장수 지역을 연구해온 인물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미러(The Mirror)는 뷰트너의 발언을 인용해 콩의 중요성을 전했다. 뷰트너는 “하루 콩 한 컵을 먹는 사람은 수명이 평균 4년 더 길다”며 “어떤 보충제도 이런 효과는 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취지의 연구도 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진은 국민건강 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하루 1인분의 콩 섭취가 식사 질 점수를 16%, 2인분 섭취 시 20%까지 높인다고 밝혔다. 식사 질이 높다는 건 질병 발생 가능성이 낮고, 삶의 질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수많은 콩 종류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세 가지다. 요즘 특히 인기가 많은 렌틸콩, 서리태, 병아리콩이 그 주인공이다.
1. 요즘 밥상에 자주 보이는 '렌틸콩'
렌틸콩은 서양 식단에서 자주 등장하는 재료다. 국내에서는 생소했지만 최근 밥상에 자주 오르기 시작했다. 렌즈처럼 생긴 이 콩은 임신 중인 여성이나 폐경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엽산과 철분이 풍부해 혈액 생성이나 세포 성장에 도움을 주며, 식물성 에스트로겐도 들어 있다.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열감이나 기분 저하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쓰인다.
이 외에도 항산화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아연도 다량 포함돼 있다. 당 조절이나 체중 감량을 신경 쓰는 사람에게도 적합한 식재료다. 조리 방식은 간단하다.
밥에 섞거나 카레, 수프, 샐러드에 활용할 수 있다. 갈아서 퓌레로 먹는 방법도 있다. 단, 퓨린 수치가 높은 음식이라 통풍이나 고요산혈증 병력이 있다면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2. 까맣지만 속은 초록, 탈모와 염증에 '서리태'
서리태는 겉은 검지만 속은 녹색이다. 껍질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은 활성산소 제거에 관여하며, 비타민E와 불포화지방산은 모발 성장에 연관돼 있다.
콩류에는 항산화 물질이 기본적으로 들어 있지만, 서리태에는 특히 소야사포닌, 플라보노이드 등 고농도의 항산화 성분이 더 많이 포함돼 있다.
이 콩은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뇌 세포에 작용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섭취 방식은 콩국수다. 콩을 갈아 만든 국물에 면을 넣어 여름철 시원하게 먹는다.
콩자반이나 콩밥, 두유 형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서리태는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3. 작지만 알찬 '병아리콩', 장도 기분도 가볍게
노란색을 띤 병아리콩은 다른 콩에 비해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식단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변이 잘 안 나올 때도 병아리콩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된다.
이 콩에는 저항성 전분도 들어 있다. 혈당을 천천히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당뇨가 있거나 체중 조절 중이라면 환영할 만한 특징이다.
병아리콩은 후무스를 만드는 주재료로도 쓰인다. 올리브오일, 레몬즙과 섞어 걸쭉하게 만든 이 음식은 중동 지역에서 빠지지 않는 기본 메뉴다. 병아리콩은 밥이나 카레에도 잘 어울린다.
두유로 만들어 마시는 사람도 있다. 단, 옥살산이 함유돼 있어 특정 알레르기나 신장 질환, 통풍 병력이 있는 경우 섭취 전 확인이 필요하다.
렌틸콩이든 서리태든, 콩은 오랜 시간 인류 식단과 함께해온 식재료다. 하루 한 컵으로도 충분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 오늘 식탁 위에 올릴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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