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절 ‘마이크로RNA’ 발견한 앰브로스·러브컨 교수 노벨생리의학상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에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왼쪽)와 게리 러브컨을 선정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마이크로알엔에이(microRNA·마이크로리보핵산)를 발견한 미국 출신 빅터 앰브로스(71) 매사추세츠 의대 교수와 게리 러브컨(72) 하버드 의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상선정위원회는 7일(현지시각) 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두 교수를 선정하며, 마이크로알엔에이 발견은 물론 유전자 조절에서의 역할을 규명한 공로를 꼽았다.

앰브로스 교수는 1993년 1㎜ 길이의 선형동물인 예쁜꼬마선충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로알엔에이를 최초로 발견했다. 러브컨 교수 역시 비슷한 시기 이 생물을 연구하며 마이크로알엔에이가 메신저알엔에이(mRNA)를 억제하거나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디엔에이(DNA)가 개인 고유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다면, 메신저알엔에이는 필요한 세포를 만들 수 있도록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두 교수가 발견한 마이크로알엔에이는 약 22개의 염기서열로 이뤄진 작은 알엔에이 분자로, 세포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디엔에이의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알엔에이는 과다 생성되면 암 등 질병으로 발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특정 암에만 나타나는 마이크로알엔에이를 파악해 암을 진단하거나, 암을 유발하는 메신저알엔에이를 마이크로알엔에이를 통해 조절하려는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모든 세포는 동일한 염색체를 포함하는데 근육·신경 세포처럼 각기 다른 세포는 뚜렷한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런 차이는 각 세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전자 조절에 있다. 연구자들은 유전자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알엔에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마이크로알엔에이의 발견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경미 삼성서울병원 맞춤진단연구센터장(병리과 교수)은 “의학이 우리 몸의 전체 시스템에 대해 한 차원 더 고차원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해당 분야를 연구하여 임상에 적용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4천만원)를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