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바퀴 돌아야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반(半) 뫼비우스 띠' 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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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원자를 하나하나 정밀 배열하는 방식으로 네 바퀴를 돌려야 처음 상태로 돌아오는 특이한 '반(半) 뫼비우스' 고리 분자구조를 구현하고 양자컴퓨터로 분자 특성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원자를 하나씩 정밀하게 배열하는 방식으로 탄소 원자(C) 13개와 염소 원자(Cl) 2개로 이뤄진 반 뫼비우스 구조의 고리형 C13Cl2 분자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고리형 C13Cl2 분자의 전자구름이 설계한 대로 꼬여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IBM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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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원자를 하나하나 정밀 배열하는 방식으로 네 바퀴를 돌려야 처음 상태로 돌아오는 특이한 '반(半) 뫼비우스' 고리 분자구조를 구현하고 양자컴퓨터로 분자 특성을 검증했다.
IBM 유럽 연구팀은 영국 옥스퍼드대, 맨체스터대 연구팀과 함께 탄소 고리 주위로 특수한 나선형 전자 궤도가 구현된 분자를 합성하고 연구결과를 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뫼비우스의 띠는 리본 한 가닥의 끝부분이 180도 틀어진 채로 다른 쪽 끝에 붙어 고리를 만든 모양이다. 어떤 지점에서 출발해 한 바퀴를 돌면 리본의 반대편에 도달하는 구조를 말한다. 두 바퀴를 돌아야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전자를 구름으로 표현한다. 전자가 물리적으로 고정된 하나의 위치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에너지 범위 내에서 확률적으로 분포하는 모양이다. 이때 전자가 분포할 수 있는 영역을 공간에 나타낸 것이 오비탈(궤도함수)이다.
고리 모양 분자의 오비탈도 뫼비우스의 띠 구조로 꼬여 있는 경우가 존재한다. 두 바퀴를 돌아야 원래의 오비탈과 같은 형태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꼬임이 없어 원통형으로 한 바퀴를 돌면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 경우는 휘켈 구조라고 한다.
연구팀은 원자를 하나씩 정밀하게 배열하는 방식으로 탄소 원자(C) 13개와 염소 원자(Cl) 2개로 이뤄진 반 뫼비우스 구조의 고리형 C13Cl2 분자를 구현했다.

전자가 실제로 고리 구조를 따라 4바퀴를 돈다는 뜻은 아니다. 고리를 한 바퀴 돌릴 때마다 '파이(π)-오비탈'이라는 궤도함수의 위상 특성이 90도씩 돌아가기 때문에 네 바퀴를 돌아야 처음의 양자 상태와 완전히 같아진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자에서 방향과 크기를 갖는 물리량인 스핀의 상태와 연관된 '베리 위상'의 변화다.
연구팀은 고리형 C13Cl2 분자의 전자구름이 설계한 대로 꼬여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IBM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했다. 분자와 주변 전자구름을 시뮬레이션하고 생성된 분자가 실제로 반 뫼비우스 띠 구조라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복잡한 원자 배열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양자컴퓨터는 물질의 양자 상태를 활용한 정보처리 단위인 '큐비트(qubit)'를 사용하며 특히 화학 분야에 강점을 드러내 돌파구로 기대를 모은다. 고전컴퓨터로 같은 내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양자컴퓨터의 분석 속도가 더 빠르다는 '양자 우위'도 확인됐다.
구현된 분자는 자연 상태에서는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가와 야스토모 일본 분자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분자가 이론적 제안을 넘어 실제 합성됐다는 사실은 분자과학 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126/science.aea3321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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