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보다 18% 부족한 한국인 수면 시간…“수면 건강에 대한 인식 바뀌어야”

14일은 세계수면학회가 수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련 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정한 ‘세계 수면의 날’이다. 매년 3월 한국 등 70여개 세계수면학회 회원국에서 기념 행사가 열린다. 대한수면연구학회는 최근 한국인의 수면 시간, 수면부족에 따른 위험성 등 다양한 수면 통계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신원철 대한수면연구학회장(강동경희대 신경과 교수)는 “수면장애는 신체, 정신, 인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공공의 보건 문제이며 정부의 건강 관리 차원에서 수면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인 평균 수면시간 7시간에도 못 미쳐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18% 부족했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성인의 경우 최소 7시간 이상은 잠을 자야 한다.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오후 11시 3분 잠 자리에 들며 오전 6시 6분 일어났다. 수면의 질이나 양과 관련해서 만족하는 비율은 전세계 평균의 75% 수준이었다. 매일 숙면하는 비율이 7%에 불과해 대부분 수면의 질이 낮았다. 생리적으로 취침 시간은 오후 10시에서 11시 사이가 가장 좋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복수 응답)은 ‘심리적 스트레스’(62.5%) 비율이 가장 높았고 신체적 피로(49.8%), 불완전한 신진대사(29.7%), 소음(19.4%) 등이었다.




● 수면 부족, 불안장애-우울증 악화시켜
수면 부족은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즉 면역력이 저하돼 감기 위험이 3배 증가하고 비만과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6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심장동맥질환 위험이 48% 증가하고 뇌중풍(뇌졸중) 위험은 15% 올라간다.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 주의력 저하, 기억력을 감소시키며 불안 장애와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유병률도 한국 성인 남성의 경우 4.5%, 여성은 3.2%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이 매우 좋지 않다는 의미다.
수면 부족은 사회와 경제에 손실로 이어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면 부족으로 임직원들의 생산성은 50% 이상 감소하고 의료비 지출과 병가가 늘어 기업에 막대한 부담을 지운다. 실제 미국은 수면 부족으로 연간 4110억 달러(약 597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2.28%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과 영국도 각각 1380억 달러(약 200조 원)와 500억 달러(약 72조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한국도 연간 약 11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수면 건강에 대한 인식 높아져야
전문가들은 수면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건소와 학교에서 수면 건강 교육을 늘리고 기업들도 수면 건강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 교대근무자와 핵심 노동자의 수면 실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수면장애 치료제와 수면무호흡증 치료 기기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 정책적 지원도 중요하다.
수면 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기상하며 취침하기 전에는 스마트폰과 TV 시청을 줄이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 수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암막 커튼을 사용하거나 파도소리, 계곡 물소리 등을 틀어 놓아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명상이나 요가를 하는 것도 권장된다. 신 회장은 “수면 부족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건강 문제”라며 “정부와 기업, 개인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건강하게 숙면할 때 삶의 질이 향상되고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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