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타임캡슐’ 소각… 한순간에 불탄 부모님의 추억

백효은 2025. 8. 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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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가좌이음숲’ 1단계 기념물
“올해 공개되는데 속상해” 게시
서구 “사과… 보상은 어려워”

최근 소각 처리된 것으로 알려진 ‘타임캡슐’이 묻혀 있던 인천 서구 가좌이음숲공원의 6일 오후 모습. 2025.8.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에서 20년 전에 묻어둔 ‘타임캡슐’이 오염 등으로 소각 처리되면서 그 속에 부모님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엑스(옛 트위터)에는 “부모님이 커플링을 넣어두고 올해 열어볼 생각에 기대가 가득했었다”며 “소각 사실을 알게 돼 어머니가 속상해 하고 계신다”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타임캡슐에) 추억이 될 만한 물건을 넣으라고 해서 반지를 넣었다”며 “오염이 됐으면 소각 전에 연락을 했어야하지 않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담당 지자체인 인천 서구는 지난 2005년 가좌이음숲공원에 묻었던 ‘나의 목표 타임캡슐’을 소각했다는 안내문을 지난달 29일 오전 구청 누리집에 올렸다.

이 타임캡슐에는 가좌이음숲 1단계 완공을 기념해 주민 1만여명의 소망이 담긴 편지 등이 보관돼 있었다.

당시 콘크리트 상자 속에 담긴 타임캡슐은 수축필름으로 봉인한 뒤 강화유리로 마감처리됐고, 타임캡슐 안에는 습기 방지와 방충을 위해 나프탈렌도 함께 동봉됐다.

서구는 2015년 구민의 날 행사에서 해당 타임캡슐 일부를 공개했고, 올해 전체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타임캡슐 내부에 빗물이 유입돼 편지가 손상된 것을 확인하고 이 계획을 취소했다.

또 타임캡슐에 넣어둔 나프탈렌도 변질된 것을 확인한 후 소각 절차를 밟았다. 나프탈렌이 2022년 12월 7월 이후 유독물질로 분류됐다는 이유에서다. 유독물질이 포함된 ‘지정폐기물’은 폐기물처리를 위한 수집·운반 이외에 이동, 가공, 변형 등이 불가하다.

서구는 안내문을 통해 “지정폐기물 처리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폐기(고온 1천200℃ 소각) 처리했다”며 “기후변화 등으로 예측 불가한 상황이 발생해 구민들의 진심을 담은 타임캡슐 속 물품을 전달하지 못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6일 서구 총무과 관계자는 “공공기념물 형식으로 제작한 타임캡슐이고, 당시 주된 내용물은 편지였기 때문에 구청에서는 반지가 있을 것이라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보상 등은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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