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M&A] KCGI, 화학적 결합 준비하나…임직원 릴레이 인터뷰 나선 배경은

/사진=임초롱 기자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심사 절차를 준비 중인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인력교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지난달 19일 마라톤 협상 끝에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와 KCGI자산운용 등은 한양증권 인수 이후 인력교류를 위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진과 부장급은 이미 인터뷰가 끝났고, 실무진 인터뷰가 이달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 한양재단과 지분 29.6%(376만6973주)를 22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KCGI는 금융당국에 이달 말까지 대주주 적격성심사를 신청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가리지 않고 출자자(LP)를 모집하다 보니 인수구조가 좀 더 복잡해진 탓이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LP로 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 등을 확보했다.

밖으로는 금융당국과 소통하며 대주주 적격성심사 절차를 준비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인수 이후 화학적 결합을 위한 인력교류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현재의 KCGI자산운용으로 탈바꿈했을 당시에도 KCGI 측에서 선발한 인력을 일부 내려보낸 적이 있다. 실무진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는 경영진 라인에 변화가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KCGI가 메리츠운용 최종 인수를 마무리한 직후 대표이사로 지금의 김병철 부회장을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KCGI를 설립한 강성부 대표와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신한투자증권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강 대표는 동양증권 시절 채권팀장을 맡았다가 2012년 신한증권으로 몇몇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옮긴 바 있다.

이밖에 경영공시로 확인 가능한 KCGI운용 임원 명단을 보면 조원복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동양증권에서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을 지냈고, 정인호 전무도 유안타증권 상무로 일했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이종원 화성산업 대표가 이름을 올리며 이사회 활동을 하고 있었다. 화성산업은 KCGI가 메리츠운용을 인수할 당시 컨소시엄에 참여해 6대4 비율로 출자했던 중견 건설사다.

이에 대해 KCGI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종 인수를 마무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양증권 인력 운영에 대한 권리가 없을 뿐더러 언급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다. 내부 직원들의 릴레이 인터뷰 역시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또 메리츠운용 인수 이후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KCGI 관계자는 "한양증권 인수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리도 없고 권한도 없으며, 인력 등에도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KCGI운용도 인수 이후 메리츠운용 시절 인력 그대로 고용승계가 이뤄졌기 때문에 한양증권 역시 인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안팎에서 우려하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서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는 데다 요구하는 게 많아 대주주 적격성심사 신청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심사신청 시기를 특정하는 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