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쏘나타, 38년 역사의 발자취를 살펴보다

현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국민차란 무엇인가. 국민차의 개념은 모든 국민이 누구나 부담 없이 가질 수 있는 차로,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과 무난한 디자인, 그리고 가격 대비 매력적인 성능을 지녀야 한다. 대표적인 국민차로 폭스바겐 비틀이 많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국민차의 요건에 부합하는 차는 우리나라에도 있다. 심지어 역사도 꽤 오래됐다. 바로 현대 쏘나타다. 쏘나타는 현대차에서 1985년 출시 후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중형 세단으로, 모델명은 모두가 잘 알다시피 고도의 연주 기술이 요구되는 4악장 형식의 악곡인 소나타에서 따온 이름이다.

혁신적인 성능, 기술, 가격을 지닌 종합 예술 승용차라는 의미라고. 지금의 쏘나타는 8번의 세대교체를 통해 자가용 외에도 경찰차, 택시, 렌터카 등 영업용으로도 운행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지만, 사실 1세대 쏘나타는 기존에 판매되던 스텔라가 지녔던 경제적인 중형 세단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기획된 모델이었다.

1세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1세대 (1985~1987) 쏘나타

1985년 11월에 출시된 1세대 쏘나타는 당시 광고도 VIP를 위한 고급 승용차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어필했으며, 인기 배우 故 신성일이 첫 번째로 계약해 화제를 낳기도 했었다. 당시 중형 세단 라인업에선 파격적으로 크루즈 컨트롤, 파워 시트, 헤드램프 워셔, 크롬 범퍼, 전동 조절식 아웃 사이드 미러, 파워 스티어링 휠 등 고급 사양도 적용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의도와는 달리 스텔라의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 채 쏘나타가 바통을 이어받게 되었고, 그렇게 쏘나타는 국민차의 표본으로 자리 잡게 된다.

2세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2세대 (1988~1993) 뉴 쏘나타

자동차 산업군에서 에어로다이내믹이라는 개념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했던 1980년대 말, 쏘나타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경제적인 세단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실패한 쏘나타는 1988년 6월 미국 시장 판매를 목적으로 한 수출 전략형 모델로 2세대 쏘나타를 개발했다.

당시 가장 큰 세단이었던 1세대 그랜저의 전륜구동 플랫폼을 채택해 몸집을 키우고, 당시 유행하던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적용해 0.32에 달하는 공기저항계수를 기록해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아 한국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다.

당시 대우자동차 로얄 프린스와 기아 콩코드 등 쟁쟁한 경쟁 상대들을 제치고 1989년 한국 전 차종 연간 판매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세대 모델의 성공에 힘입어 1991년 2월 2세대 후기형 모델도 출시됐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기존 쏘나타를 더 둥글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엠블럼도 이때 개발돼 전면부 외관에 자리 잡았다.

중형 택시 시장에도 진출해 LPG 모델 판매도 시작했다. 현재 판매되는 쏘나타 LPG 택시 모델의 시초가 이 모델이라 볼 수 있겠다. 덕분에 출시 당해 5월 최초로 월간 판매 1위를 달성했으며, 당해 6월에는 중형차급에선 최초로 DOHC 엔진을 탑재하는 등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시도를 많이 했고 그만큼 많은 성공을 거둔 모델이다.

3세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3세대 (1993~1998) 쏘나타 II, 쏘나타 III

1993년 5월 쏘나타 II라는 모델명으로 3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당시 파격적이었지만 뛰어났던 디자인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3년 만에 6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때 접이식 사이드미러와 운전석 에어백이 최초로 적용됐으며,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EQ 내장 오디오가 최초로 적용됐다.

쏘나타 II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1996년 2월에 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III가 출시됐다. 하지만 호평 일색이었던 쏘나타 II와는 달리 특이한 헤드램프 디자인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6년 쏘나타 국내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달성했고, 같은 해 8월 개최된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최우수 자동차로 선정되기도 한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4세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4세대 (1998~2004) EF 쏘나타

1998년 3월 쏘나타 III 단종 후 풀체인지 모델인 EF 쏘나타가 등장했다. 쏘나타 III까지는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에 관한 부분을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에서 수입해 사용했었는데, EF 쏘나타에 최초로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V6 2.5ℓ 가솔린 엔진과 HIVEC 4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1.8ℓ, 2.0ℓ 모델은 미쓰비시의 시리우스 엔진을 그대로 사용했다. 독자기술을 처음 적용한 기념비적인 모델임에도 IMF 사태가 터진 시기라 출시 초기에는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2001년에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EF쏘나타가 출시됐다.

부분변경을 통해 전장이 35mm 늘어났고, 기존 모델의 디자인에 크롬 몰딩 등을 입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고자 노력했다. 다행히 IMF의 여파가 걷히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 회복돼 베스트셀링 카의 명성을 되찾아 2003년 쏘나타 누적 생산량 250만 대를 돌파했다.

5세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5세대 (2004~2009) NF 쏘나타

2004년 9월에는 현대차에서 독자개발한 2.0ℓ, 2.4ℓ 세타엔진을 장착한 NF 쏘나타가 시장에 공개됐다. 당시 국내 및 세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던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와의 경쟁을 위해 개발돼 성능과 품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쏘나타 모델 중에선 최초로 커튼 에어백과 자세 제어 장치가 적용됐으며, 미국 시장 판매를 위한 앨라배마 공장이 2005년 NF 쏘나타 시절 준공되었다. 이후 2007년 11월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트랜스폼을 출시했다. 당시 미국 시장에서 아쉬웠던 부분이었던 인테리어를 크게 개선해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 오토 월드가 뽑은 올해의 인테리어 베스트 리디자인 차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6세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6세대 (2009~2014) YF 쏘나타

2009년 9월 현대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가 적용된 YF 쏘나타가 출시됐다. 당시 과감한 시도였지만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평가가 좋았다. 파워트레인은 2010년 1월 2.4ℓ 세타 II GDi 엔진이 추가됐고, 같은 해 앞좌석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 기본 적용, 통풍 시트와 컴포트 헤드레스트 등을 적용하는 등 편의·안전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또한, 국내 최초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이 시기에 출시돼 국내와 해외 시장에 판매되기 시작해 당해 전 세계 누적 판매량 500만 대를 달성했다.

7세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7세대 (2014~2019) LF 쏘나타

2014년 3월 2세대 제네시스(DH)에 이어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반영한 7세대 LF 쏘나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새로워진 LF 쏘나타는 절제된 선과 조형미를 통해 디자인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으며, 실내도 안전성, 직관성, 간결성 등 3대 원칙 기반의 인체 공학적 설계로 디자인했다.

이 당시 아반떼 MD 등 현대차의 차체 강성과 내구성이 약하다는 소문이 돌아 흔히 '쿠킹호일' 논란이 있었다. 이에 현대차는 LF 모델의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51%로, 차체 구조용 접착제를 119m로 확대해 안전성과 차체 강성을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차간 거리 자동 조절 및 정지 후 재출발 기능을 지원하는 어드밴스트 스마트 컨트롤과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이 국산 중형차 최초로 적용됐다. 2017년에는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입힌 페이스리프트 모델 쏘나타 뉴 라이즈가 출시돼 2019년까지 판매 후 쏘나타 DN8에 자리를 넘겨줬다. 당시 택시 모델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DN8 정책상 택시 모델은 2019년 이후에도 한동안 판매되었다.

8세대 쏘나타 사진 현대차그룹

8세대 (2019~2023) 쏘나타 DN8

2019년 3월 현대차의 새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가 최초로 도입된 쏘나타 DN8이 출시를 알렸다. 차체도 새로운 3세대 플랫폼이 최초로 적용됐고, 히든 라이팅 램프라고 불리는 신기술도 탑재했다. 실내도 12.3인치 LCD 클러스터, HUD,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를 비롯한 다양한 첨단사양이 탑재됐다.

이에 프리미엄 이미지 추구를 위해 현대차는 DN8 모델의 택시 모델 출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분 때문인지, 디자인 문제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2019년부터 3년 동안 44만 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크게 하락해 '쏘나타의 암흑기'라는 별칭 아닌 별칭을 갖게 된다.

쏘나타 디 엣지 사진 현대차그룹

8세대 모델의 반응이 처참해 이 차만의 문제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의외로 쏘나타는 6세대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쏘나타 디 엣지는 과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