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한의학] 봄나들이, 화장실이 걱정된다면?
글쓴이 : 최수지 (동의대 한의대 교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과민성 방광'
초기 단계 적극적 치료가 답
"어디 가면 가장 먼저 화장실부터 찾아놔요."
날이 화창해 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면 진료실에 소곤소곤 소변 문제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증가한다. 공통된 내용은 친구들과 놀러 가기로 했는데, 화장실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것.
생리대 대형을 착용하고 가릴 옷까지 챙겨서 다녀오는 사람들도 있고, 먼 거리 여행은 핑계를 대고 아예 포기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울 정도여서 실수를 할까 외출이 두렵고 생활이 너무 불편하다고 하소연한다.
이렇게 특별한 감염 없이 갑자기 참기 어려울 정도로 소변이 마려운 증상(절박뇨)와 함께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빈뇨) 및 야간 수면 중 배뇨(야간뇨)가 나타나는 경우 ‘과민성 방광’이라고 한다.
과민성 방광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 확률이 높아지며, 절박성 요실금의 경우 여성들에게 생길 확률이 높다.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요도주위나 방광점막으로의 가는 피, 혈류가 감소해 요도와 방광점막이 얇아지고 탄력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골반 아래는 근육과 혈관 각종 결합조직으로 지지가 되는데, 혈류가 감소하면 지지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소변을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과민성 방광의 1차 치료는 행동요법과 약물치료로 이뤄진다. 이에 반응이 없는 경우 추가적으로 보톡스, 신경조절술 등의 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법이 잘 듣지 않거나 증상이 반복되어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이는 일률적인 치료방식이 모두에게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 과민성 방광은 그 원인의 병태생리에 대해 알기 어려워 ‘특발성’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과민성 방광이 배뇨근과 그 신경 뿐만 아니라 요로상피, 대사증후군, 성 호르몬 결핍, 요로 미생물, 자율신경장애 등 여러 가지 다른 병리생리학적 요인이 관련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과민성 방광 증상이 있고 스스로 수분 조절, 방광 훈련을 하였음에도 증상에 개선이 없다면 개인에 맞는 한의 치료를 적극 권한다. 과민성 방광의 침(전침)치료는 많은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확인되었다. 일차적으로는 침 자극으로 골반저근을 자극하고, 과민해진 신경을 안정시킨다. 침치료는 편하고 안전하며 비용 효과적이다. 또 녹는실을 삽입하는 침치료(매선치료)를 활용하면, 치료 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은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감의 원인이 되며, 폐경기 이후 여성의 경우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야간에 소변을 보러 가느라 넘어져 다치고 골절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한 연구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 증상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는 27.5%에 불과하다고 한다. 증상이 있어도 부끄럽다고 생각하거나 노화에 따른 정상적인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 한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몰라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는 내원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 단계의 과민성 방광은 적극적인 한의 치료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니,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출처 : 생생비즈 (https://livebiz.today/news/articleView.html?idxno=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