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 전기차(EV)가 운전자를 감시하거나, 원격으로 제어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보안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가격 경쟁은 다른 국가들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의 저가 모델들을 쏟아내고 있다. 마쓰다의 EZ-6 세단과 토요타 bZ5 SUV 같은 차량은 중국에서 2만 5,000달러(약 3400만 원) 미만에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 모델 Y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일부 보안 전문가들은 이런 ‘가성비’ 전기차가 장기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 대가는 금전이 아닌, ‘데이터’와 ‘통제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신 스마트 EV는 고성능 센서, 카메라, 인터넷 연결 기능 등을 갖추고 있어 차량 제조사나 해커, 나아가 중국 정부가 탑승자의 이동 경로, 대화 내용, 연락처, 활동 내용 등을 감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스마트 EV가 원격으로 제어되거나 정지되는 시나리오까지 경고하고 있다. 만약 영화처럼 악의적인 의도로 도심에서 차량이 집단적으로 무력화되거나, 무기처럼 조작될 경우 막대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우려는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국방부와 정보기관 고위직들이 중국산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에서 민감한 업무 대화를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일부 군사 시설에서는 중국 부품을 장착한 차량의 출입을 금지시켰다고 BBC는 보도했다.

그럼에도 중국 내 소비자들에게는 이런 경고보다 극단적으로 낮아진 가격이 더 큰 유혹일 수밖에 없다. 수입 관세로 인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점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자국 내에서는 전기차 가격 전쟁이 극에 달하며 일종의 ‘보너스 시즌’처럼 느껴질 정도다.
예컨대 BMW 3시리즈 경쟁 모델인 마쓰다 EZ-6는 16만 1,800위안(약 2,250만 원)부터 시작하고, 토요타 bZ5는 12만 9,800위안(약 1,81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은 보안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다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이런 감시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고, 증거가 없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외에서 영업 중인 중국 기업들은 각국 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첩보 활동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부 독립 보안 전문가들도 중국은 경제성장 극대화를 목표로 하지, 영화처럼 감시활동에 집착하는 ‘악당’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일반 소비자들은 어떨까? 2만 달러(약 2,700만 원)짜리 전기차의 유혹 앞에서 보안 우려를 무시할 수 있을까? 혹은, 감시 가능성과 원격 통제 가능성 때문에 중국산 전기차를 피하게 될까?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