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칩스법 국회 통과땐 … 반도체기업 세금 2.5조 덜 낸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3. 3. 1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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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4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혜택을 8%에서 15%로 늘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을 전격 수용했다.

K칩스법이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하면 국내 반도체 기업 세금 부담이 2조5000억원 줄어들고, 56조7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갈수록 투자 동력이 꺼지는 상황에 K칩스법이 투자 불씨를 살릴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비공개회의를 연 뒤 "정부가 지난 1월 국회에 제출했던 조특법 개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재위 조세소위는 16일 정부안과 민주당 안을 병합심사해 최종안을 의결할 전망이다. 법안이 조세소위 문턱을 넘으면 개정안은 22일 기재위 전체회의를 거쳐 3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는 반도체, 백신,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4개 분야 43개 기술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정부는 핵심 기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1월 대기업·중견기업에 대한 공제율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에 한해 직전 3년간 평균 투자액 초과분에 대해 10%를 추가 공제해주는 방안도 담겼다.

민주당은 국가전략기술의 범위를 종전 반도체·2차전지·백신·디스플레이 등 4개 분야, 43개 기술에서 재생에너지·그린수소·미래차 분야까지 확대하는 안도 제안하기로 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2009~2021년 외부감사 대상 법인 3만2507곳(금융업 제외)을 대상으로 회귀분석한 결과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이 1%포인트 오를 때 기업들의 총자산 대비 시설 투자 비중은 0.168%포인트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총자산이 2021년 기준 4843조원에 달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공제율이 1%포인트 오를 때 투자는 8조1000억원 증가하는 것이다.

정부·야당 합의안만큼 공제율(15%)이 올라갈 경우 총 56조7000억원의 시설 투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재계에서는 세 부담이 경감돼 산업 생태계 전반에 투자 낙수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공제율이 1%포인트 오를 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X세미콘, 서울반도체 등 국내 10대 반도체 기업 법인세 부담은 36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공제율이 8%에서 15%로 뛰면 반도체 기업 세 부담 경감 효과는 2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반도체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 미국과 일본 등 경쟁국은 최대 25%에 이르는 세액공제율과 수조 원대 보조금으로 TSMC, 인텔 등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고 있다. 한국도 K칩스법 발효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종화 고려대 특훈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는 "미국과 중국이 자국 우선주의로 대립하는 상황이 거꾸로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를 늘리는 게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K칩스법 개정 필요성과 관련해 "경쟁적으로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주요국과 경쟁해 살아남아야 하는 시기에 반도체 세제 지원을 대기업 감세 프레임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반도체 산업은 전 과정이 고도로 분업화돼 대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협력 업체 성장으로 연결되고, 중소·중견기업 매출과 고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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