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대신 다이아몬드가 굴러다닌다...
탄소 행성의 화려한 지옥

온 우주를 통틀어 가장 화려하고 비싼 행성이 지구에서 불과 40광년 떨어진 곳에 존재한다.
게자리 방향에 위치한 외계 행성 55 캔크리 e(55 Cancri e)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행성을 일명 다이아몬드 행성이라고 부르며 지질학적으로 매우 희귀한 천체로 분류한다.

지구의 2배 크기인 이 행성은 질량이 지구의 8배에 달하는 슈퍼 지구다.
놀라운 점은 행성 내부 구성 성분의 약 3분의 1 이상이 순수한 다이아몬드로 채워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이 행성의 모항성이 유독 탄소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행성 자체가 탄소 덩어리로 이루어진 데다 지구보다 훨씬 강력한 중력과 내부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
마치 흑연을 고압으로 눌러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공장처럼 행성 전체가 거대한 보석 제조기나 다름없는 환경이다.

과학자들은 이 행성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약 26.9조 달러에 0을 30개나 더 붙여야 한다고 추산했다.
전 세계의 모든 돈을 합쳐도 이 행성의 겉면조차 사지 못할 정도의 천문학적인 액수다.

하지만 인류가 이 보석을 채굴하러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55 캔크리 e는 모항성과 너무 가까워 공전 주기가 18시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바짝 붙어 돌고 있다.
이로 인해 행성의 표면 온도는 섭씨 2000도를 가볍게 넘어서며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불지옥과 같다.

표면에는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 것이 아니라 검게 그을린 흑연과 녹아내린 액체 다이아몬드 그리고 용암이 뒤섞여 흐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 또한 맹독성 가스로 가득 차 있어 탐사선이 접근하는 즉시 녹아버리거나 압력에 의해 찌그러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값비싼 보석이 지천으로 깔려 있어도 인간에게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화려한 다이아몬드 뒤에 숨겨진 끔찍한 지옥의 풍경이 우주의 기묘한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