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상의 탈의' 본격 출발 알린 김도혁 "인천을 다시 ACL에 나갈 수 있는 팀으로"

조용운 기자 2024. 5. 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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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혁이 보름여 만의 밟은 그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에 들어가 승리를 굳히는 득점으로 3-0 완승을 이끌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조용운 기자] 축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 상의 탈의를 펼쳤다. 화끈한 세리머니로 2024시즌을 본격 출발한 김도혁이 아시아를 정조준한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혁이 보름여 만의 밟은 그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에 들어가 승리를 굳히는 득점으로 3-0 완승을 이끌었다.

김도혁은 올 시즌 일정에서 절반만 뛰었다. 개막 시점부터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부상으로 동계 시즌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전력으로 활용되지 않았다. 이번 전북전도 지난달 중순 대구FC전 이후 모처럼의 출장이었다.

몸을 풀 시간도 없었다. 벤치에서 출발한 김도혁은 전반 33분 이명주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몸놀림은 가벼웠다. 전반이 끝날 때까지 호흡을 튼 김도혁은 후반부터 상대와 중원 싸움에서 승기를 잡아나갔다.

운이 조금만 더 따라줬다면 골보다 먼저 도움을 올렸을 김도혁이다. 후반 13분 하프라인에서 볼을 잡고 무고사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전방으로 길게 패스했다. 무고사도 김도혁의 의중에 합을 맞춰 전북 수비 뒤로 잘 파고들었다.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로빙 슈팅도 절묘했는데 오프사이드였다.

그래도 김도혁이 자신감을 채워나가는 데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했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스코어를 벌리는 득점을 만들어냈다. 제르소가 오른쪽을 파고드는 시점에 문전으로 내달린 김도혁은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넣었다.

▲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혁이 보름여 만의 밟은 그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에 들어가 승리를 굳히는 득점으로 3-0 완승을 이끌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기고 있더라도 1골의 리드는 불안한 법인데 김도혁의 추가 득점으로 인천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게 됐다. 김도혁도 속이 시원한지 유니폼 상의를 벗었다. 평소 과감함과는 거리가 있었던 김도혁이었기에 낯설게 다가왔다.

김도혁에게 용기를 준 건 다름아닌 전북 공격수 송민규다. 김도혁은 "송민규 선수가 얼마 전 광주FC전에서 유니폼을 벗길래 '나도 벗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웃었다. 때마침 전북에 골을 넣어 자신감에 불을 지폈다.

반응은 차갑다. 김도혁은 "(권)한진이 형이 '벗은 몸이 팬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라고 하셨다"며 "처음 벗어봐서 개인적으로도 부끄러웠다. 동료들도 팬분들이 기대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실망하지 않겠냐고 묻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시즌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한 김도혁이지만 아직 컨디션이 올라온 건 아니다. 김도혁은 "경기장에 나가고 싶었는데 몸상태가 안 좋았다. 그래도 경기를 보면서 들어갔을 때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벤치에서 했던 시뮬레이션과 일치해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김도혁이 할 일이 많아졌다. 주장이자 동 포지션의 이명주가 쇄골 골절이 의심되는 부상을 입었다. 김도혁은 "명주 형이 강하다보니 쓰러졌을 때도 '일어나서 뛰겠지'라는 생각으로 축구화 끈도 묶지 않고 있었다"며 "부상자 만큼은 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라고 한숨을 쉬었다.

조성환 감독은 이명주 공백을 김도혁으로 메울 계획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김도혁이 겨울 동계훈련을 못해서 마음적으로 힘들었을텐데 경기력으로 보탬을 줘서 한시름 덜었을 것"이라며 "이명주가 없는 자리에 주장의 역할을 하면서 리딩해줄 것을 기대한다"라고 신뢰했다.

▲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혁이 보름여 만의 밟은 그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에 들어가 승리를 굳히는 득점으로 3-0 완승을 이끌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도혁은 2014년 인천에 입단한 뒤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꾸준히 뛰고 있다. 생존왕으로 불렸던 시절에서 두 시즌 연속 상위 스플릿에 안착하는 팀이 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이러한 변화에 김도혁은 "구단이 너무 많이 발전했다. 클럽하우스가 생겼고 많은 팬도 경기장을 찾아주신다. 수도권 팀들을 보면 대부분 기업 구단인데 우린 시민구단이다. 애틋한 마음으로 갈수록 발전하는 것 같다"며 "그런 마음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모이고 있다. 명주 형이나 나처럼 고참들이 잘해야 다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갈 수 있는 팀이 된다. 올 시즌도 노력할 것"이라고 목표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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