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점검] 셀트리온, CAGR 30% 실현 핵심은 美 약가정책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와 차남인 서준석 북미사업본부장 /이미지 제작=박진화 기자

셀트리온이 제시한 2025~2027년 연평균성장률(CAGR)은 30% 이상이다. 이는 최근 성장률을 10%p 초과하는 수치다. 셀트리온은 위탁생산(CMO) 비즈니스 확대와 연구개발(R&D) 영역 강화로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시장은 미국 바이오시밀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요동칠 수 있어서다. 셀트리온 역시 전체 매출의 93%가 바이오시밀러인 만큼 현지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美 트럼프 ‘약가인하’ 압박…바이오시밀러 수익성 비상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은 기업가치제고계획(자율공시)에서 2025~2027년 3개년 기준 △CAGR 3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7% 이상 △3년 평균 주주환원율 40% 목표 설정을 공시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부문은 CAGR 달성 여부다. 셀트리온이 앞선 5개년간 수치(21.8%)와 유사한 수준이 아니라 10%p 상향한 밸류업 계획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2024~2025년 기준 CAGR는 17%다. CAGR 30%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27년에 약 7조원의 매출을 내야 한다.

셀트리온은 CMO 비즈니스 확대와 R&D 영역 강화 등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천명한 가운데 본사가 위치한 인천 송도캠퍼스에 4·5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공사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하며 완공 이후 총 18만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CMO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중장기 투자다. 아울러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R&D에 매출 대비 최대 20%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美 약가인하 정책…요동치는 현지 시밀러 시장

문제는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시밀러는 오리지널보다 30%가량 저렴하게 책정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CMO 사업 등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생산 확대와 함께 ‘약가인하’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으로 신약 가격이 낮아질 경우 시밀러에 적용되는 할인율은 대폭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해 9월 글로벌 빅파마 17곳에 60일 내로 약가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조치를 내놓으라며 압박 강도를 높였고, 그 결과 바이오시밀러 중 유일하게 화이자가 ‘아브릴라다’를 이날 기준 오리지널 대비 약 60% 낮췄다.

업계 안팎에서도 국내외 바이오시밀러의 강자인 셀트리온이 약가인하의 직격탄을 맞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2025년 전체 매출 가운데 바이오시밀러의 비중은 약 92.8%(3조8638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CMO 등 ‘논바이오 제품’ 비중은 2987억원으로 지난해(3431억원)보다 감소했다. 이 회사의 CAGR 30% 목표 달성이 현실적 장벽에 부딪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특히 미국 매출 비중을 감안하면 현지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의 기업활동(IR)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매출은 1조453억원이다. 세부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바이오시밀러 매출은 1조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약가인하에 따른 물량증대 효과도 전망한다. 미국 정부가 의료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 환자가 직접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SC) 제형인 ‘짐펜트라’ 등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미국 보험사들이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보험급여 목록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의 약가인하 정책으로 할인된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 ‘아브릴라다’ /사진=트럼프RX 공식 홈페이지

2027년 ROE ‘7%’ 정조준... ‘통 큰’ 주주환원 예고

셀트리온은 2027까지 ROE 7%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ROE는 5.9%로 전년(2.4%) 대비 3.5%p 증가한 수준이었다. 2027년 ROE 7%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1.1%p의 추가 성장이 요구된다.

회사는 내실을 강화해 연간 ROE 7%를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달 1일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자사주 911만주를 소각했다. 이는 약 1조7154억원 규모로 2024년(7013억원)과 지난해(8950억원)의 소각 합산액을 뛰어넘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 CMO 매출은 통상 4분기에 반영된다. 이 기간에 CMO 물량이 출시되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CMO건은 출하가 올해 초로 연기됨에 따라 2026년 초에 매출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 /자료=셀트리온 IR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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