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 더 이상 단순한 의무의 시간이 아니라는 흐름은 이미 뚜렷하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계획은 ‘여행’이다.
하지만 막상 떠나기로 마음을 정하면 또 다른 고민이 기다린다. 국내일까, 해외일까. 가족과 함께일까, 혹은 나 홀로일까. 선택지가 많을수록 오히려 망설임도 깊어진다.
이럴 때 참고할 만한 것이 글로벌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Skyscanner)가 발표한 데이터다. 한국인 여행객 수천 명의 설문과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까운 곳에서 가족과 함께 편하게 쉬고 싶다’는 추석 여행의 트렌드가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스카이스캐너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의 77%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 국내외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8%)가 ‘휴식과 재충전’을 최우선 목적으로 꼽았다.
목적지 선호도에서는 비행시간이 짧은 ‘단거리 해외여행’이 46%로 압도적이었다. 긴 비행 대신 가까운 휴양지에서 온전한 휴식을 즐기려는 실용적인 선택이 대세라는 의미다.
여행 동반자에 대한 답변에서도 변화가 엿보인다. ‘가족과 함께라면 괜찮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높았다. 즉, 전통적인 명절의 의미인 ‘가족’은 지키되, 그 시간을 여행이라는 방식으로 새롭게 즐기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가족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베트남 푸꾸옥이 최적의 해답이 될 수 있다. 한때 조용한 어촌에 불과했지만, 최근 5년간 베트남 정부의 집중 투자로 대형 리조트 단지와 테마파크가 들어서면서 신흥 럭셔리 휴양지로 변신했다.
푸꾸옥 북부에는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사파리까지 갖춘 복합 리조트가 있어 아이들이 지루할 틈이 없다. 대부분의 리조트가 키즈 전용 프로그램과 어린이 수영장을 운영해 부모에게는 여유로운 휴식 시간이 보장된다.
특히 10월은 건기의 시작으로 습도와 기온이 쾌적해 에메랄드빛 해변을 만끽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가장 부담 없는 선택지가 된다.

부모님과 아이들까지 세대가 함께하는 여행은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목적지를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럴 때 가을의 홋카이도는 더할 나위 없는 대안이 된다.
10월 홋카이도는 단풍이 절정에 이른다. 조잔케이, 오타루 등 산간 지역부터 삿포로 시내까지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든 풍경은 가족 모두의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따뜻한 온천이 더해진다. 삿포로의 현대적인 호텔 대욕장부터 전통 료칸의 노천탕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 오붓한 가족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노천탕에서 피로를 풀고, 제철 식재료로 차려낸 가이세키 요리를 맛보는 경험은 세대가 함께 공유하기 좋은 추억이 된다. 렌터카를 이용하면 호수와 원주민 아이누 문화, 개척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소도시들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 휴양과 관광을 균형 있게 즐길 수 있다.

명절을 혼자만의 시간으로 채우고 싶거나 친구와 가볍게 떠나고 싶다면 태국 치앙마이가 정답이다. 란나 왕국의 수도였던 이 도시는 고즈넉한 사원과 세련된 카페, 예술적 감각이 깃든 거리 풍경이 공존한다.
10월의 치앙마이는 우기가 끝나가는 시기라 가끔 스콜성 소나기가 내리지만, 성수기 붐비는 인파를 피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저렴한 물가는 자유여행의 부담을 줄여주며, 야시장에서는 태국 특유의 활기 속에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커피 향이 가득한 카페 투어, 소소한 골목 탐방, 그리고 명상과 요가 클래스까지. 치앙마이는 명절을 ‘나만의 리듬’으로 보내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고의 무대가 되어준다.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