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대통령, 다른 ‘방탄법’도 모두 중단시키길

대장동 일당에 대해 중형이 선고되자 민주당은 대통령 재임 중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재판 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민주당은 전날까지만 해도 이 법을 ‘국정 안정법’이라고 부르며 이달 중 처리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대통령실이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 전인 지난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다음 날 이 법을 발의해 법사위까지 통과시켰다. 그러나 대선 이후 각 재판부가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을 중단시키자 법 추진도 중단했다. 그러다 지난달 국감에서 서울고법원장이 “재판 재개가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다”고 하자 다시 입법을 추진했다. 대장동 일당이 1심 유죄를 받고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이 판결문에 담기자 법 처리를 서둘렀다. 국회의 입법권을 한 사람을 위해 남용하고 있는 것이다.
법을 잘못 적용·해석한 검사와 판사를 처벌하는 ‘법 왜곡죄’도 마찬가지다. 애초에는 검사와 판사를 모두 처벌 대상에 포함했지만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 1심 선고 직전 판사를 제외하는 법안을 냈다. 판결을 앞두고 법원에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러다 대법원이 유죄취지로 파기환송을 하자 다시 판사를 처벌 대상에 포함시켰다. 재판 진행에 따라 법안 내용이 오락가락한다. 이 부끄러운 과정을 국민이 지켜봤다.
민주당은 재판 중지법은 중단했지만 법 왜곡죄를 포함해 대법관 증원 및 법원행정처 폐지, 사실상 4심제 도입 등 이른바 ‘사법 개혁’은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당내에 태스크포스(TF)까지 출범시켰다. 형법상 배임죄 폐지, 검찰 공소 취소 등도 추진 중이다. 모두 이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 형법상 배임죄가 폐지되면 이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서 면소 판결을 받을 수 있다. 공소 취소가 되면 이 대통령에 대한 기소 자체가 없던 일이 된다.
이른바 ‘사법 개혁’ 법안이 통과되면 정치적으로 가장 비판 받을 사람은 이 대통령일 것이다. 대통령실도 재판 중지법 중단을 요구하며 당 지도부에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다른 방탄 법안도 중단시켜야 한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이 대통령뿐이다.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는 방탄법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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