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클루니 결혼·007 배경 이탈리아 '코모 호수' 관광세 도입..제주 입도세 추진은?

* 구독을 누르시면 매일 유럽 현지에서 전해드리는 친환경 경제 뉴스 '에코프레소' 한 잔을 내려드립니다.

제주도, 입도세 숨고르기 vs 이탈리아 최대 관광지, 관광세 도입

뜨거운 감자, 제주 입도세, 사진 : 에코저널리스트 쿠

'제주 입도세' 도입, 지금 당장 도입은 어려워

제주도를 언제나 뜨겁게 달구는 주제가 있다. 바로 '입도세'라 불리는 '환경보전부담금' 제도 도입 문제다.

환경보전부담금이란 말 그대로 관광객에게 제주 자연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비용의 일부를 내라는 것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환경보전부담금 정책 도입에 적극적으로 추진할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그는 이 제도 도입을 장기 추진 과제로 전환할 뜻을 밝혔다.

당장 추진은 어렵다는 것이다. 제주 관광업계나 경제업계에서 우려하는 목소리와 '입도세'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시각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제주도에서 입도세에 대한 논란이 수십년 째 진행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최대 관광지는 관광객에게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조지 클루니 결혼 장소, 007 촬영 배경 코모 호수, 관광세 도입한다.

이탈리아 코모 호수 모습, 사진 : 픽사베이

이탈리아 연인들이 가장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하는 호수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코모 호수다.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는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별장을 사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인 코모 호수가 관광세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코모 호수는 이탈리아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로 연간 14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알레산드로 라피네세 시장은 '베니스 스타일'의 일일 관광세 도입을 검토중이며 곧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단호했다. 과잉 관광에 대처하면서 시장직을 수행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미 관광세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혁명은 구체적인 조치에서 시작되며 우리는 이 긴 여정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라피네세 시장, 영국 언론 더 타임즈 인터뷰 中

관광세는 코모 시를 일일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에게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코모 호수는 최근 몇 년 동안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지 클루니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몇 십억 원의 부동산을 구입하고, 007 카지노 로얄 촬영 장소가 되면서 관광객은 급증했다.

과도한 관광객 유입으로 코모 호수 로컬 관광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 여름 제임스 본드와 스타워즈 영화에 등장했던 호숫가 빌라는 방문객 수를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역사적인 저택인 빌라 델 발비아넬로는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일일 입장객 수를 2,000명에서 최대 1,200명으로 줄였다.

유럽 유명 관광지의 과도한 관광객 방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K-드라마 때문에...주민 분열 일어난 스위스 마을

지난 해 6월에는 현빈-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촬영 배경이었던 스위스 작은 마을 이젤발트가 몸살을 앓았다.

'사랑의 불시착' 방영 후 관광객 몸살 앓는 스위스 이젤발트 취재 한 '프랑스2', 사진 : France 2 방송내용 캡처

지난해 6월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는 '한국 드라마 팬들의 습격을 받은 이젤발트 마을'이라는 내용으로 이 상황을 보도하기도 했다.

주민 400명이 살던 이 마을은 2022년에 1,000배나 많은 관광객이 방문했다.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배경이 된 이후 이 마을에 전례 없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 것이다. '프랑스 2'가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관광객 유입에 지역 주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었다.

시청은 현빈이 피아노를 치면서 화제가 된 낡은 부두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5유로(7,000원)를 내도록 하는 기계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관광객 수를 줄이는 데 일조하지는 못했다.

이에, 지역 당국은 버스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버스 이용이 불편하고, 관광객 수를 줄이라는 주민들의 항의에서 시행된 조치였다.

반면, 마을에서 호텔업을 하는 사람들은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수잔 아베글렌 호텔 매니저는 '프랑스 2'를 통해 "관광객들은 여기서 자고, 여기서 먹는다. 그들은 우리에게 매출을 가져다준다"라며, 좋은 측면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관광 사무소 입장은 양 측면에서 고민 중이다. 관광객이 오는 것에 긍정적인 부분이 많음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자연을 보존하고 환경을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 이러한 조치가 더욱 중요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Copyright © 에코프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