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 형도 이야기 했지만..." 이천수, 'K-축구혁신위원회'에 "수면 아래 협회 실세들 끌어내야" 일침

정승우 2026. 7.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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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선 기자] 6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박지성 FIFA 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축구·체육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혁신위원회는 한국 축구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거버넌스 개선, 유소년 육성, 첨단 기술 도입 등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박지성 공동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2026.07.06 /sunday@osen.co.kr

[OSEN=정승우 기자] 박지성을 비롯한 K-축구혁신위원회가 선거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천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장 선출 방식만 바꿀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대한축구협회 내부에서 행정과 정책을 움직여온 핵심 인사들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요구다.

K-축구혁신위원회는 지난 6일 출범한 뒤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박지성 공동위원장은 혁신위의 성격을 구속력이 없는 자문 기구로 규정했다. 대한축구협회 산하 조직이 아닌 만큼 직접 인사권을 행사하거나 대표팀 감독 선임에 개입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대신 혁신위는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조해 협회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두 번째 회의에서는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새 회장을 선출하도록 한 규정에 예외 조항을 두는 방안이 논의됐다.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뒤 기존보다 폭넓은 선거인단을 구성해 차기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지성 위원장은 "지난 협회장 선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데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누가 뽑히더라도 인정하고 지지를 보낼 수 있는 선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천수도 선거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다만 그것만으로 대한축구협회가 바뀔 수는 없다고 봤다.

[사진] 유튜브 '리춘수'

이천수는 16일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감독도 나갔고 회장도 나갔다. 그렇다면 그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왜 그대로 있느냐"라며 혁신위가 협회 내부 조직까지 파고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문제 삼은 대상은 대외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회장이나 축구인 출신 임원만이 아니었다.

축구인 출신 임원들은 임기를 마치면 협회를 떠난다. 반면 행정 실무자와 장기 재직 인사들은 회장과 임원이 바뀐 뒤에도 조직에 남는다. 새로운 수장이 들어오더라도 기존의 업무 방식과 내부 권력 구조를 넘지 못하면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천수의 판단이다.

그는 "실질적으로 행정을 보고 정책을 만들며 힘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수면 위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몽준 전 회장 시절부터 정몽규 전 회장 시절까지 계속 협회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얼굴마담 역할을 했던 사람들만 바뀌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 회장으로 들어가도 기존 조직을 타파하지 않으면 바꾸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이천수는 혁신위가 해야 할 일로 장기 재직 핵심 인사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점검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기준으로 협회 내부에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장급 인사가 약 5명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천수는 "축구인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그동안 협회에서 벌어진 문제를 알고 있었고 그 문제 안에 함께 있었던 인사들이 과감하게 물러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OSEN=몬테레이(멕시코), 이대선 기자]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봤다.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협회 내부에서 규정과 절차를 설명하고 이사회 통과 방식 등을 조언한 실무진이 누구였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천수는 "무엇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는 이임생 전 이사보다 안에 오래 있던 사람들이 더 잘 알았을 것"이라며 "최종 결정을 내린 사람뿐 아니라 그 절차를 만들고 조언한 사람들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천수가 혁신위에 요구하는 핵심은 차기 회장을 잘 뽑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새 회장이 들어온 뒤에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조직이 돌아간다면 선거 제도를 바꾼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박지성 위원장은 혁신위가 협회 전체를 대신하는 대책기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천수는 바로 그 제한된 역할 안에서라도 협회가 왜 반복해서 같은 문제를 일으켰는지 구조적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선거인단을 넓히고 회장 선출 절차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시작이다. 장기간 고착된 인사 구조, 실무진의 권한과 책임, 주요 의사결정 과정까지 손대지 못한다면 개혁은 수장 교체에 머물 수 있다.

[사진] 유튜브 '리춘수'

이천수는 "누가 회장이 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조직이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박지성의 혁신위가 선거 제도 개선으로 신뢰 회복의 출발점을 만들고 있다면, 이천수가 요구하는 다음 단계는 그 안에서 오랫동안 움직여온 사람과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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