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평수는 '이렇게' 해야 넓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인천-부산 2년 동안의 장거리 연애 끝에 작년 12월 결혼한 4살 차이 연상 연하 신혼부부 입니다. 신랑이 지내고 있는 부산에 신혼집을 구하게 되었는데 인천에서 지내고 있던 저는 바쁜 신랑을 대신해 당일치기로 인천-부산을 왔다 갔다 하며 신혼집을 구했어요.
자취를 해본 적도 없고 둘 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있어서 부동산에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게 처음 이었지만 비로소 어른이 된 느낌도 들었고 모든 게 생소했지만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있답니다.
벚꽃이 만개한 4월 달에 집을 처음 봤는데 따로 벚꽃 구경 가지 않아도 아파트 단지에서 이렇게 멋있는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도면
저희 집은 20년이 넘은 전형적인 24평 투베이 구축 아파트 입니다. 처음에는 도배, 장판 정도만 하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샷시(새시) 포함 올 수리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어요. 정해진 예산 안에서 진행해야 하다 보니 하고 싶었던 것과는 다르게 포기 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지만 슬기롭게 꾸며보았어요.
인천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아쉽게도 공사 기간 동안 직접 현장을 가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업체를 만나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방문 견적만 해도 여러 군데 받았는데 막상 견적서조차도 주지 않고 연락 없는 업체들도 여러 군데 있더라구요. 조명 계획은 직접 해보고 싶어서 간격 하나하나 제가 원하는 대로 작업했어요.
현관 Before
현관 After
✅ 현관 자재 정보
바닥 - 동화 나투스진그란데 사하라 라이트
벽지 - 개나리 57160-1
시트지(몰딩, 걸레받이, 도어 등 모든 시트 작업) - 예림 크림 화이트 WA-06
현관 시트지 - 현대 S128
바닥재는 처음부터 사하라 라이트를 원했는데 역시 인기 있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타일 느낌도 나고 밝은 분위기의 인테리어 원하시는 분들은 추천드려요.
기존 답답했던 중문과는 다르게 통유리로 작업했어요. 가벽 높이, 현관 매입등 간격, 중문 손잡이 방향 등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서 실장님에게 말씀드리고 상담도 많이 받았어요. 업체에서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만 원하는 게 있으면 사소한 거라도 다 말씀드려야 해요. 공사기간 동안 남자친구보다 실장님과 연락을 더 자주했답니다. 하하.
현관 시트지도 화이트 계열로 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때 탈 위험이 높아 베이지 느낌 나는 색으로 골랐어요. 바닥 타일은 회색 계열의 600x600 테라조 타일로 깔았는데 지저분해도 티가 잘 나지 않아 마음에 들어요. 푸쉬풀 도어락은 처음 사용해봤는데 짐 들고 나갈 때 편하더라구요.
현관문을 열면 바로 맞은편에 화장실이 보이는 구조라 가리개 커튼을 달아 놨는데 일반 커튼이 아니고 니트 재질이라 더 마음에 들어요. 집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구요.
거실 Before
어둡고 우중충한 분위기의 바닥과 벽지, 현란한 중문 디자인, 답답해 보이는 천장 디자인까지 전부 철거에 들어갔어요. 투베이 구축의 특성상 특별한 구조 변경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최대한 깔끔하고 밝아 보이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거실 After
새하얀 벽지와 바닥, 3인치 매립등까지 처음 봤던 집과는 전혀 다르게 변한 모습이에요. 아무래도 작은 평수에는 화이트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하고 가구나 소품들로 포인트를 주는게 제일 좋은 방법 이라고 생각해요.
시공 직후의 모습이에요.
스타일링까지 완성되니 또 다른 분위기죠?
한동안은 티비 맞은편에 소파를 두고 제일 기본적인 배치로 생활을 했어요.
지내다 보니 식사 하면서 영상을 보는 일이 자주 있어서 얼마 전부터는 다이닝룸에 놓고 사용하던 테이블을 거실로 가지고 나와서 사용 중이에요.
베란다 확장은 진행하지 않았는데 구축이다 보니 확장으로 인한 혹시 모를 결로와 누수가 걱정이 되더라구요. 창 밖 뷰가 좋은 건 아니지만 베란다만이 주는 느낌이 좋았어요.
9mm 문선, 얇은 몰딩과 걸레받이 덕분에 깔끔해졌어요.
티비는 가벽을 세워 매립하려고 했다가 일반 벽걸이 설치로 진행했어요. 매립으로 인한 추가 비용과 거실 사용 면적이 줄어드는 게 싫더라구요. 기존 콘센트 높이가 바닥에서 70cm 였는데 벽걸이로 설치하기 적당해서 콘센트 이동은 하지 않았어요.
테이블을 거실로 가져오니 분위기가 다르더라구요. 벽에 있는 그림은 신혼여행 때 찍은 사진을 동생이 직접 그려서 선물해줬어요.
저녁에는 보통 이 정도 조명만 키고 지내고 있어요.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 3인치 전구색으로 하길 잘한 거 같아요.
거실 베란다 Before
거실 베란다 After
기존에 천장에 있던 빨래 건조대는 필요 없을 것 같아 설치하지 않았고 에어컨 실외기를 실내에 설치해야 해서 앵글 짜서 달아놓았어요.
반대 편에는 분리수거함을 놓고 사용 중이랍니다.
주방 Before
골치 아팠던 주방. 같은 평수에 이렇게 폭 좁은 주방은 냉장고와 식탁 위치 때문에 고민이 많으실 거에요. 저희는 주방 베란다에 세탁기까지 설치해야 해서 더 고민이 많았구요.
주방 베란다도 거실 베란다와 같은 고민으로 확장은 진행하지 않았어요. 싱크대 맞은 편에 식탁을 놔둘 수도 있지만 제가 원하는 사이즈의 원형 테이블을 놓으면 답답할 것 같아 주방 바로 옆방을 다이닝룸으로 사용하고 식탁을 놓기로 했어요.
주방 After
20평대 주방에는 아일랜드 식탁을 많이 하시는데 본가에서 아일랜드 식탁을 사용했어서 이번에는 일자 주방으로 사용하고 싶었어요. 상부장을 없애고 싶었지만 수납을 포기할 수 없더라구요.
대신 미드웨이가 기존보다 넓어져서 답답함이 조금은 줄어든 것 같아 만족해요. 상부장에 T5 라인 조명을 설치해 평소에는 라인 조명만 키고 조리해요.
싱크대 상판 작업 전 미리 실장님에게 싱크볼 사이즈만큼 상판이 버려질텐데 반쪽 사이즈 정도는 버리지 말고 재단해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조리 공간이 넓지 않다 보니 필요한 상황에 따라 상판을 올려놓고 조리대로 사용하기 괜찮더라구요. 단점이 있다면 상판이 조금 많이 무겁다는거?.. 하하
식기건조대와 음식물 쓰레기통은 밧드야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가격대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후기 보고 주문했는데 둘 다 너무 만족해요. 특히 음식물 쓰레기통은 냄새 하나도 안 나고 정말 구매하길 잘한 거 같아요.
인덕션은 답답해서 좋아하지 않아요. 쿡탑을 알아보던 중 화이트 쿡탑이 있어서 관리가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사용 후 바로 바로 닦아주면 물들지도 않고 관리하기 편하답니다.
저희 집에는 식세기가 없어요. 요즘에는 기본으로 다들 설치하실 텐데 저는 설거지할 때 물로 직접 하는 게 더 좋더라구요. 대신 식기건조대가 싱크대 위에 있다 보니 주방은 항상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베란다에 있는 물건들을 아무리 깔끔하게 정리해도 주방에서 보기에 지저분해 보이는 것 같아 가리개 커튼을 설치할 예정이에요.
싱크대 맞은편에는 수납장을 놓고 안에 그릇이랑 간식들 보관하고 있어요. 접시 정리대를 이용하니 그릇 꺼낼 때 너무 편하더라구요.
주방 베란다 Before
주방 베란다 After
냉장고는 키친핏으로 실내에 놓을까 고민도 했지만 클수록 좋다는 걸 알기에 기본 용량으로 선택하고 주방 베란다에 놓고 사용 중이에요. 기존에는 계량기 아래쪽에 세탁기 수전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보일러에 호스를 연결해서 세탁기 위치를 변경했어요.
주방 베란다에는 조립식 데크 타일을 깔고 스피드랙을 설치해 식재료를 정리했어요.
블라인드는 이케아의 종이 블라인드인 호프발스를 설치했는데 일반 블라인드처럼 줄 달린 손잡이가 있는 게 아니라 깔끔해요.
안방 Before
안방 After
처음에는 방 하나에 시스템 행거를 설치해 드레스룸으로 이용하고, 안방에는 침대랑 화장대만 놓고 사용하려고 했어요. 붙박이장은 생각 안했는데 설치 안했으면 후회할 뻔 했네요.
붙박이장은 업체를 통해서 설치하지 않았고 따로 인터넷으로 주문 후 셀프 실측으로 설치했어요. 금액도 훨씬 저렴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구성을 맞출 수 있더라구요.
침대는 킹사이즈에요. 붙박이장도 있다 보니 처음에는 방이 너무 좁아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붙박이장 문 열기도 편하고 사이즈 딱이더라구요. 침대 프레임은 저상형으로 설치했어요.
방문했던 숙소 침구가 너무 좋아서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헬렌스타인 제품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알아봤더니 구스 이불 치고 가격대도 많이 비싸지 않아 구매했는데 정말 누우면 3초 안에 기절한답니다.
구스 이불도 계절별로 종류가 여러가지 있던데 저희는 더위를 많이 타서 사계절용인 인비트 제품으로 구매했어요. 한겨울에도 따뜻하고 바스락 바스락 너무 좋네요.
협탁을 치우고 침대 옆에 러그를 깔아봤는데 마음에 들어서 요즘에는 이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작은 방 1 / 다이닝룸 Before
주방 바로 옆 다이닝룸으로 이용할 방 인데 베란다에 세탁기를 설치할 예정이라 가벽을 쌓아 창 높이를 낮췄어요. 가벽 높이는 몇으로 하면 좋을지 벽에 그어놓고 정했답니다.
작은방 1 / 다이닝룸 After
처음에는 문을 떼어내고 아치형으로 목공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아치형 유리문을 발견하고 변경했어요. 유리 종류도 일반 투명, 모루, 고방 등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모루 유리 세로형으로 설치했어요. 집에 포인트가 되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에요.
스위치는 진흥전기 무로고 시리즈인데 가격도 괜찮고 귀여워서 마음에 들어요.
원형 테이블은 플랜트란스 쇼룸에서 직접 보고 친한 친구가 선물해줬어요. 테이블 사이즈가 고민이었는데 900사이즈 성인 4명이서 식사하기 딱이에요.
작은 공간이지만 그때 그때 테이블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식사한답니다.
꽃을 좋아하다 보니 가끔 신랑이 혼자 꽃시장에 가서 집에 놔둘 꽃들을 사오곤 해요. 멀지 않은 곳에 꽃시장이 있어서 너무 좋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이리저리 소품들과 식물들을 옮기면서 지내고 있어요. 같은 소품이어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식물을 키우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황칠 나무는 집에 포인트로 키우기 좋은 것 같아요. 수형도 여러가지 있었는데 화훼 단지에 구경 갔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데려왔어요.
몬스테라, 아스파라거스가 실내에서 키우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최근에는 거실로 테이블을 옮기고 난 후 다이닝룸은 신랑 컴퓨터방으로 변경해서 사용 중이에요. 본인만의 공간이 생기고 생일 선물로 의자를 선물해 줬는데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작은방 2 Before
마치며
좋은 기회로 오늘의집 온라인 집들이를 하게 되었는데 리모델링 준비하면서 오늘의집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비슷한 평형대와 구조에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꾸미고 지내시는지 구경도 많이 했구요.
정리하다 보니 집을 처음 봤을 때 기억도 다시 한번 떠올리면서 집에 대한 애정이 뿜뿜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신축에 큰 평수는 아니지만 신랑이랑 알콩달콩 지내는 지금이 너무 좋아요. 모두 각자의 아름다운 공간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