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의 사정을 들여다봅니다.

국내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이 자회사 투게더아트를 통해 미술품 토큰증권(STO)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업계 최초 투자계약증권 발행 경험과 작품·데이터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STO 제도 불확실성과 제한적인 수익성은 불안 요인으로 거론된다.
케이옥션 인프라-자회사 STO 결합
14일 금융감독원 전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옥션은 투게더아트 지분 50.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케이옥션은 2023년 2월 종속회사와 함께 투게더아트 지분 44.0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양수 금액은 28억원이다.
투게더아트는 STO 사업을 추진 중이다. 미술품 시장은 소수 고액 자산가 중심의 거래와 불투명한 가격 형성 구조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회사는 이를 STO 제도를 통해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조각 투자 구조를 설계해 투자자에게 수익권 형태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통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계약증권은 향후 법적 근거가 마련될 STO의 기초자산이다. 현재는 분산원장(블록체인)이 아닌 전산망을 통해 발행되지만, 발행사로서 구축한 공모 체계와 데이터는 STO 시장 개화 시 기술 결합이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미술품은 좋은 작품일수록 가격 접근성이 높아 일반 투자자가 참여하기 어려웠고 정보도 제한적이었다"며 "검증된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되 금융당국의 투자자 보호 장치와 공시 체계 안에서 투명한 투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사업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케이옥션의 인프라다. 케이옥션은 작품 거래 데이터, 컬렉터 네트워크, 감정·보관·보험 시스템을 축적해 왔다. 플랫폼 사업자와 달리 작품 선별부터 관리·매각까지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술품 STO는 유명 작가 작품을 확보하는 것 외에 실물자산 관리 역량이 중요하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도 제작 시기와 시리즈, 크기, 보존 상태, 전시 이력, 유사 작품 거래 사례 등에 따라 시장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물자산 관리 전 과정에 케이옥션의 전문 시스템을 활용하는 수직계열화는 여타 조각투자사들이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미술품의 처분 가능성·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최근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9-1호와 9-2호의 발행 계획을 구체화했다. 기초자산은 김환기 화백의 'Untitled'(9-1호)와 하종현 화백의 '접합 20-65'(9-2호)다. 합산 발행규모는 9억원이며, 주당 10만원의 액면가로 일반 공모를 진행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가치 검증 시스템이다. 투게더아트는 제일감정평가법인, 한국기업평가 등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을 거쳐 액면가를 산정했다. 9-1호(김환기)는 취득금액(6억원)이 외부 평가기관이 산정한 내재가치 하단보다 낮게 설정돼 투자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작가 시장성과 국내외 거래 사례, 향후 처분 가능성, 투자자에게 설명 가능한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기초자산을 선정하고 있다"며 "케이옥션의 작품 보관·보험·감정 시스템을 사업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 명확해야"

시장은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 흐름이다. STO가 초기 단계인 만큼 관련 제도와 유통 구조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행·유통·2차 거래 전반에 대한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공시·법률·운영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구조다.
투자계약증권은 발행 사례가 제한적이고 거래 활성화도 초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장외거래소 등 유통 플랫폼은 내년 법 시행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발행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클수록 상품 설계와 공시에 과도한 비용이 수반되는 구조"라며 "발행·유통·2차 거래에 이르는 전 단계의 가이드라인이 보다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 저변 확대도 과제로 꼽힌다. STO가 대중적인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지 못한 만큼, 거래 유동성과 시장 규모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 수익률 중심의 기대보다는 실물자산 특유의 가치 보존 기능과 중장기 투자 관점이 자리 잡아야 건강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옥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전날 종가 기준 0.72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술품 STO 사업이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권 안착과 거래 활성화, 실적 개선 가능성을 시장에 증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미술품 경매 사업은 금리 등 거시경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STO는 현물 자산을 기반으로 새로운 투자 지평을 여는 핵심 사업"이라며 "투게더아트를 통해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맞춘 업무를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술품이라는 근간을 토대로 STO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과정이 향후 기업가치 제고의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종원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