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키' 제작진은 어떻게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수작을 만들었나

박생강 칼럼니스트 2023. 11. 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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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모바일TV <하이쿠키> 는 학원물과 스릴러, 판타지를 넘나들며 독특한 감각적 재미를 주는 드라마다.

<하이쿠키> 는 첫 회에 하이쿠키 때문에 사망한 전교 1등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이쿠키> 는 이처럼 미묘한 현실 이탈 장치 위에 학원물과 모험 서사의 재미를 얹어놓는다.

최수영은 동생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든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되어 하이쿠키를 유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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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재미에 현실 비판 메시지까지, 시청자 잡아 놓는 솜씨가 있다(‘하이쿠키’)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U+모바일TV <하이쿠키>는 학원물과 스릴러, 판타지를 넘나들며 독특한 감각적 재미를 주는 드라마다. <하이쿠키>는 명문 엘리트고 학생들이 욕망을 실현시키는 하이쿠키를 먹으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드라마 속 하이쿠키는 일종의 환각제 역할을 하는데 한입만 먹으면 강한 각성의 효과를 주지만 과식하면 죽음에 이른다. <하이쿠키>는 첫 회에 하이쿠키 때문에 사망한 전교 1등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알고 보니 이 과자를 유통하는 학생은 마스크를 쓴 미스터리한 학생 최민영(정다빈)이다. 가난한 최민영은 하이쿠키 판매를 통해 다른 학생보다 큰돈을 만진다. 하이쿠키는 이 명문고의 지하세탁실에서 직접 베이킹해 생산된다. 세탁실 직원 조원주(장영남)가 존재가 감춰진 쉐프의 지시에 따라 하이쿠키를 유통하는 것이다. 여기에 전직 마약수사반 형사지만 모종의 이유로 신분을 세탁한 입시컨설턴트 유성필(김무열)이 이들의 주변을 맴돈다.

<하이쿠키>는 마약 판매 유통과 학원물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두 요소를 결합한다. 실제로 10대 학생들 사이에 각성제나 마약성 다이어트약 유통이 사회적 문제가 된 지는 오래다. 하지만 마약유통과 학원물의 조합은 우리나라 정서상 쉽게 받아들여질 이야기는 아니다. 설령 그 메시지가 모두 공감할 만한 것이라도 날 것 그대로는 보고 싶어 하진 않는다.

<하이쿠키>는 영리하게도 실제 마약 대신 쿠키라는 매개체를 설정한다. 또한 마약을 유통하는 세탁실 이모 조원주나 하이쿠키 베이킹 직원을 판타지 속 인물처럼 과장해 묘사한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정한고등학교 역시 그 분위기가 일반적인 학교와는 미묘하게 다르다. 뭔가 마약과 학원물의 결합을 한국식 팀 버튼 분위기로 반죽해낸 맛이 있다. 그 때문에 <하이쿠키>는 마약 유통이라는 현실적인 범죄가 내내 떠오르지만 그렇게 불편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이쿠키>는 이처럼 미묘한 현실 이탈 장치 위에 학원물과 모험 서사의 재미를 얹어놓는다. 25분에서 30분 사이의 서사를 알차게 비틀면서 전개해 가는 방식은 때론 감탄이 나온다. 과한 잔인함과 욕설 없이 사건 전개의 변주만으로도 시청자를 잡을 줄 아는 솜씨가 있다.

여기에 주인공 최수영(남지현)에 대한 설정 역시 잘 만들어져 있다. 최민영의 언니 최수영은 동생을 살리기 위해 이은서란 이름으로 동생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최수영은 동생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든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되어 하이쿠키를 유통시켜야 한다. 한편 최수영은 가정 폭력의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 그 때문에 그저 동생만 바라보는 착한 언니가 아닌 감정이 폭발한 상태에서는 잔인한 냉혈한처럼 변한다.

이처럼 <하이쿠키>는 주인공 최수영을 단순 선악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 놓인 입체적인 히로인으로 만든다. 당연히 예측이 쉬운 주인공보다 좀 더 복잡한 요소가 결합된 주인공이 풀어가는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 여기에 최수영과 서호수(최현욱), 송진우(서범준)가 만들어가는 로맨스 서사도 그럴 듯하다.

반면 <하이쿠키>는 감각적 재미도 빼어나지만 현실 비판적인 메시지 역시 자연스레 녹아 있다. 굳이 교조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야기 전개에서 마약의 무서움과 마약 유통의 어두운 면을 자연스레 드러낸다. 여기에 정한고를 배경으로 한국사회 바탕에 깔려 있는 차별에 관한 메시지도 과하지 않게 잘 버무려져 있다. 이러니 처음부터 후반부까지 정말 하이(high)한 재미가 있는 드라마로 손색없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U+모바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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