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가 개발한 LED 마스크, “기존보다 3배 이상 효과”
-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해 세포 회복 돕는 LED 마스크
- 기존 ‘점 발광 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꿔, 340% 효과 확인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것은 모든 이들의 ‘워너비(Wanna be)’가 아닐까 싶다. 이 때문에 먹는 것부터 생활습관, 피부에 바르는 제품과 관리를 위한 기기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여기에 관련된 의학적 시술까지 더해지니 ‘피부 노화’라는 키워드 하나가 만들어낸 시장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실감할 수 있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새로운 원리의 LED 마스크를 선보였다. 임상시험 결과 기존 LED 마스크에 비해 3배 이상의 탄력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LED 마스크의 기본 원리부터, 카이스트 연구팀이 내놓은 제품의 차이까지 면밀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빛이 피부 재생을 돕는 원리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산 공장’ 역할을 한다. 세포의 에너지원인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생성하는 것이다. 특정 파장을 가진 LED 빛이 미토콘드리아에 흡수되면, ATP 생성 과정이 촉진되면서 세포에 제공되는 에너지가 늘어난다. 이를 통해 세포는 높은 활동성을 띠게 되고 보다 빠른 재생 및 회복이 가능해진다.
또한, LED 빛은 세포 내 활성산소종(ROS)을 감소시키는 항산화 작용도 한다. ROS는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의 주범이기 때문에, 이를 줄여주는 것이 세포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밖에 빛을 가까이서 받음으로써 피부 혈관이 확장되는 원리도 있다. 혈관이 넓어지면 혈류가 증가하게 되고, 이를 통해 산소 공급, 노폐물 제거 등이 원활해지면서 혈색이 좋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물론, 아무 빛이나 되는 것은 아니다. 빛의 ‘파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외선처럼 파장이 짧은 빛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너무 큰 에너지를 받게 되므로 오히려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적절한 수준의 파장을 가진 빛이어야 안전하고 효과적인 재생 효과를 얻을 수 있다.
LED 마스크의 기본 원리
‘LED 마스크’라는 제품은 익히 알려져 있듯 그리 낯설지 않다. 다양한 파장을 가진 빛을 피부에 직접 닿게 함으로써, 피부 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보통 LED 마스크에서 사용되는 파장은 청색광, 적색광, 황색광 세 가지다.
청색광은 피지 분비를 조절하는 기능으로 여드름 완화에 효과가 있다.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에서 발생하는 청색광(블루라이트)을 떠올리며 ‘청색광은 해롭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여기에는 작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전자기기 화면의 청색광은 400㎚~495㎚ 범위의 넓은 스펙트럼을 갖는다. 해당 범위 내에서 여러 파장이 오가며 빛을 발산하는 데다가,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 사용하게 되므로 눈에 피로감을 주는 원인이 된다.
반면, LED 마스크의 청색광은 약 450㎚ 정도로 비교적 좁은 스펙트럼을 갖는다. 빛의 파장이 작은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딱히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LED 마스크는 대개 눈을 감고 사용한다는 점, 얼굴 전체에 고르게 조사된다는 점, 대략 10~30분 사이의 짧은 시간 동안만 사용한다는 점도 차이다.
한편, 적색광(620㎚~750㎚)은 콜라겐 생성을 증가시켜 피부 재생을 촉진하고 탄력 개선 및 주름 완화에 도움을 준다. 황색광(570㎚~590㎚)은 피부의 혈액 순환을 개선해, 불규칙하거나 칙칙해진 피부 톤을 고르게 해준다.
얼굴 밀착 ‘면 발광 방식’의 LED 마스크
기존의 LED 마스크는 안쪽에 빛을 발산하는 전구가 촘촘하게 배치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점 발광 방식’이라 한다. 물론, 기술이 발달하며 전구의 크기가 작아지고, 그만큼 좀 더 고르게 빛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은 맞다. 하지만 점 발광 방식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구 크기가 작아진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마스크 안쪽 전구의 위치는 고정돼 있다. 즉, 피부에 밀착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부위에 따라 빛이 닿는 정도에 편차가 생기거나 ‘광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모델에 따라 LED 종류가 제한돼 있는 경우도 있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연구팀은 LED 마스크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광확산층’을 도입해 빛의 고른 분산에 집중한 것이다. 광확산층은 LED에서 발생하는 빛을 분산시켜, 피부에 고르게 닿도록 돕는다. 얼굴에는 자연스러운 굴곡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 부위에 과도한 빛이 집중될 경우 피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광확산층은 이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빛의 파장이 피부 깊숙이까지 침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부 세포가 최대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연성이 높은 기판에 3차원 종이접기 구조를 적용해, 기존 점 발광 방식 대신 ‘면 발광 마이크로 방식’으로 제작했다. 이로써 얼굴의 돌출된 부위와 굴곡진 부위에도 밀착이 가능해, 모든 부위가 동일하게 빛을 받을 수 있다.
11월부터 판매 예정, “탈모 치료 제품도 선보일 것”
연구팀이 개발한 LED 마스크는 1.5㎜ 깊이의 진피층까지 빛을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 대학병원에서 33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LED 마스크에 비해 진피층 피부 탄력이 340% 향상되는 성과를 보였다. 이외에 주름, 처짐, 모공 등 8가지 피부 노화 지표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이건재 교수는 “얼굴 밀착 면발광 마스크는 ‘저온화상’의 부작용 없이 얼굴 진피 전체에 미용 효과를 제공함으로써, 홈케어 노화 치료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교원창업 기업인 프로닉스를 통해 11월부터 제품을 본격 판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교수 연구팀은 탈모 치료에 초점을 맞춘 면발광 마이크로 LED 제품의 임상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포의 에너지를 증가시켜 활성화를 유도하는 LED 광선의 원리를 활용해, 모낭 세포의 활동성을 개선함으로써 탈모 치료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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