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부에 무지성 지지 안 돼" 논란…이탈표 이어지나 촉각
장동혁 "국민향해 메시지 던지는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
채널A 기자 "국힘, 다음에도 김건희 특검 이탈 없다? 장담못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빈손 만찬 회동 이후 “무조건 정부 입장을 무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하는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혀 논란이다. 이달 말 10월초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따른 재의표결에 이탈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반응이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26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만찬에서 의료대란과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하지 못한채 밥만 먹고 헤어진지 이틀만이다. 한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당당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무조건 민주당에 반대하기만 한다, 또는 무조건 정부 입장을 무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한다라는 식의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그러니까 민주당의 악법 시리즈를 막을 때 우리가 왜 막는지, 그게 왜 민생을 위한 것인지 당당하고 설득력 있게 국민들께 설명해 주시길 바란다”며 “국민들 보시기에 우리와 정부 여당에 대해서 부족한 부분 바로잡고 더 잘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실천하자”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우리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위한 선민후사 정치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실천하자”고도 했다.
한민용 JTBC 앵커는 지난 27일 뉴스룸 <“무지성 지지로 오해받아선 안 돼”> 앵커멘트에서 “다음 주에는 명품백 사건과 관련한 검찰 처분 말고도,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 행사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다시 국회에서 재표결에 들어가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가 '정부 입장을 무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해 당 안팎에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해석했다.
JTBC는 리포트에서 한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을 낳았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 때 여당내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단 관측까지 나오자, 국민의힘이 수습에 나섰다”고 말했다. 실제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백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뒤에 말씀하신 것도 이어서 보라. 문장을 잘라서 보시는 것은 좀 오해가 있을 것 같다. 그 뒤 문장도 잘 살펴서 보시는 것이 정확하다”고 해명했다.
이세진 채널A 기자는 지난 26일 '뉴스A' 스튜디오에 출연하는 코너 '여랑야랑'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친한계에서 이탈표 나올 가능성 있느냐'는 질의에 “친한계 분위기 취재해보면 당장 이번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 높지는 않는다. 여당 내에선 김 여사가 부담이지만 이건 지나치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부에서는 다음은 장담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이 기자는 “친한계가 걱정하는 부분이 시간이 지날 수록 김 여사 여론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건데, 오늘(26일)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하는 응답이 65%,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찬성이 58%로 과반”이라며 “이런데 어떻게 가만있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여론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4사가 지난 23~25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 따른 것으로, 자세한 조사개요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기자는 “명품백 수수 의혹은 검찰이 불기소 하면 오히려 특검 여론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건도 기소를 해도 불기소 해도 여권은 둘 다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한동훈 대표 측은 '임계치가 다가온다', '채상병 특검보다 더 위태롭다'고 상당히 우려하더라”라고 전했다.
이태희 TV조선 기자는 지난 25일 TV조선 뉴스9 스튜디오 출연해 당내 분위기를 두고 “거의 대다수의 여당 의원들은 김 여사 리스크에 따른 민심 이탈이 현실화됐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주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표결 때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단 우려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 기자는 “다만 실제로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서,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최고위원)은 28일 방송된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이번 만찬 회동에서 독대요청이 거부당한 것과 관련, 그동안 비대위 시절부터 한 대표의 제안이 거절당해온 데 따른 것이라며 “지금 한동훈 대표가 하고 있는 이 방식은 그 이전에는 이런 방식이 아니었는데 그런 것들이 계속해서 거부가 되고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당원들과 국민들을 향해서 메시지를 던지는 방법밖에 없다'라는 생각도 충분히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이에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은 “'국민만 보고 갈 수밖에 없다'는 말씀인데, 굉장히 무서운 얘기”라고 평가했다. 조 단장은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고 등을 내주지 않고 임기 반도 안 됐다. 지지율은 사정 없이 동반 추락한다. 뭔가 바닥을 치고 모멘텀을 가져야 하는데, 한사코 거부한다”며 “비록 지금 완전히 역풍 속에도 하더라도 돛을 바꿔서라도 각도 틀고 하면 충분히 앞으로 갈 수 있는 추진력을 낼 수 있다. 그건 민심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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