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현의 견제구] 170억 날리고 '박찬호' 구경만 한 롯데, '윤나고황'은 실체인가 거품인가

- 12연패에 무너진 2025년... '윤나고황' 4인방 중 규정타석은 고승민 단 한 명
- 유강남·노진혁·한현희 '170억 대참사'의 후폭풍, 샐러리캡에 묶인 거인군단의 비명
- 플랜 B 없는 도박, 퓨처스 홈런왕 한동희의 귀환이 7위 롯데의 구세주 될까

"올해는 다릅니다."
매년 봄, 부산 사직구장 근처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다.
하지만 2026시즌 개막이 다가오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 구단은 전력 보강 대신 '긴축'을 선택했다.

외부 FA 영입 '0명'. 170억 원을 쏟아부었던 3년 전의 실패가 남긴 트라우마일까?
아니면 내부 자원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일까? 롯데 자이언츠의 겨울은 유난히 조용하고, 또 불안하다.

12연패의 악몽, 그리고 무너진 '사직 아이돌'
2024시즌, 롯데 팬들을 설레게 했던 단어는 '윤나고황'이었다.
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 이 젊은 피 4인방은 합산 WAR 12를 넘기며 팀 타선의 미래로 불렸다.
하지만 2025시즌, 그 희망은 처참하게 깨졌다.
팀은 8월 12연패의 늪에 빠지며 7위로 추락했고, 믿었던 영건들은 부상과 부진에 신음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윤나고황 중 규정 타석을 채운 건 고승민뿐이었지만, 그마저도 OPS 0.704에 그쳤다.
윤동희는 허벅지, 나승엽은 안면 타박, 황성빈은 손가락 골절로 자리를 비웠다.
팀 홈런 75개로 리그 최하위.
'소총 부대'라는 말조차 민망한 수준의 장타력 빈곤이었다.

"국가대표 0명"의 굴욕, 우물 안 개구리의 현실
더 뼈아픈 건 시즌 후 국가대표 선발 과정이었다.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건 대표팀 명단에 롯데의 '윤나고황'은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사직에서는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지만, 리그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 셈이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 승선했던 나승엽과 윤동희마저 외면받았다.
이는 롯데의 내부 육성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믿을 건 '전역생' 한동희와 '각성' 뿐
그럼에도 롯데는 지갑을 닫았다.
유격수 박찬호 등 매력적인 매물이 시장에 나왔지만, 샐러리캡과 모그룹의 재정 상황, 그리고 과거의 실패(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영입)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2026시즌 롯데가 기댈 곳은 다시 '윤나고황'의 반등과 퓨처스 홈런왕(27개)을 차지하고 돌아온 '예비역' 한동희의 한 방뿐이다.
김태형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1년. 플랜 B는 없다.
한동희가 중심 타선에서 숨통을 틔워주고, 윤나고황이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2024시즌의 모습을 되찾아야만 5강 진입의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성장통은 겪을 만큼 겪었다. 이제는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만약 이번에도 '터질 듯 터지지 않는' 희망 고문이 반복된다면, 김태형 감독의 3년은 '실패'라는 두 글자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롯데의 2026시즌은 이미 시작된 도박판 위에 놓여 있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8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