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앞둔 선적 확대로 성장세 견인…실수요 기반 기업과 차별화 예상

[이포커스 김성윤 기자] 대만 IT 업계가 견조한 AI 서버 수요와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둔 선출하 물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 3월 합산 매출이 전월 대비 14.6%, 전년 동기 대비 33.2%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지표와는 달리 관세 부과를 앞둔 선출하 증가는 하반기 대만 IT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 투자 심리를 다소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4월부터는 실제 수요에 기반한 기업과 선출하 물량에 의존한 기업 간의 실적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 IT 기업들의 월별 실적 발표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11일 메리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IT 업계 전반적으로 견조한 AI 수요 지속과 관세 부과 전 선출하 물량 확대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메모리(-8.7%) 산업만이 유일하게 전년 대비 매출 감소를 보였다. 또한 높은 기저 효과로 인해 후공정 소모품(-14.0%) 산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군에서 전월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1위 기업 TSMC의 3월 매출액은 전월 대비 11.0%,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 대만 강진에도 불구하고 1분기 매출액이 8,392억 5천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자체 제시한 가이던스(8,200억~8,462억 대만달러) 상단에 부합하는 강력한 실적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TSMC는 2분기에는 아이폰 비수기의 영향으로 소폭의 분기 매출 감소를 예상했지만 연간 실적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고객사들이 대규모로 주문을 조정할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설계 분야의 강자인 Mediatek 역시 1분기 매출액이 1,533억 1,000만 대만달러(+11.0% QoQ, +14.9% YoY)를 기록했다. 중국 휴대폰 보조금 정책에 따른 수요 회복과 관세 부과 전 소비재 전자제품의 선제적 물량 확보 효과에 힘입은 결과다. 회사 측의 가이던스(YoY 6~14%)도 초과 달성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Mediatek은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2분기 출하량 축소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현재 90일 유예 기간 내 성수기 대비를 위한 재고 축적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최대 전자제품 위탁 제조업체 Foxconn의 경우 AI 서버 기반 클라우드 및 네트워킹 제품의 3월 매출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인 G200의 생산 정상화와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 외 서버 ODM(제조자 개발 생산) 업체 Quanta, 서버 냉각 시스템 공급업체 AVC,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GB200 Bianca 보드의 주요 공급업체 Unimicron의 3월 매출액 역시 GB200의 정상적인 출하를 시사하는 긍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AI(주로 ASIC) 및 네트워크 매출 비중이 높은 MLB(Multi-Layer Board, 다층 기판) 업체 GCE는 2월에 이어 3월에도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GCE와 유사하게 ASIC 및 네트워크 매출 확장을 진행 중인 대만의 CCL(Copper Clad Laminate, 동박 적층판) 업체 EMC, TUC, ITEQ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8%, 25.3%, 39.0%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며 AI 관련 부품 수요 증가를 입증했다.
메리츠증권 양승수 연구원은 "AI 서버 수요의 견조한 흐름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포커스 김성윤 기자 syk@e-focus.co.kr
#대만IT업계3월실적 #TSMC #미디어텍 #이포커스
Copyright © 이포커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