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해먹은 흔적 없어”…‘김포화재’로 숨진 80대 노모와 50대 아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3. 1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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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아파트 화재 현장 [사진제공=김포소방서]
경기도 김포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숨진 채 발견된 80대 여성과 50대 아들은 다른 가족이 모두 사망한 뒤 고립된 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쓰레기로 뒤범벅이 된 열악한 집에서 아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경기 김포경찰서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김포시 감정동 한 아파트에서 여성 A씨와 남성 B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남편 C씨는 2018년 사망했다. 부부의 3남 1녀 중 B씨를 제외한 나머지 자녀도 차례로 숨졌다.

A씨 모자는 C씨가 숨지면서 남긴 저축금과 A씨 앞으로 나오는 월 최대 30만원 가량의 노령연금으로 5년째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6·25전쟁 참전 용사로 훈장을 받은 남편은 연금을 지급받았지만 그가 숨진 뒤에는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모자는 해당 아파트를 자가로 보유하고 있고 C씨가 남긴 현금 재산도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은 상태다.

모자는 쓰레기가 쌓여 있는 열악한 집에서 생활했다.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를 위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아파트 거실과 4개 방에는 쓰레기봉투가 발 디딜 틈 없이 널려 있었다. 집에서 음식을 한 흔적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들 B씨가 숨진 채 발견된 방에서 나온 라이터로 불이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경위를 조사중이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A씨는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정확한 사망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사망 원인은 정밀 부검을 해봐야겠지만 집 상태와 이들의 이전 생활을 고려했을 때 아사 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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