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의 수난.... 이런 일 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일상이 뉴스다!>

홍우표 2024. 10. 1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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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방에서 느긋하게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일요일 오후.

땀 등을 닦느라 여기저기 쓰고 난 화장지를 주머니 속에 구겨 넣는데, 나중에 이를 까먹고 그냥 빨래로 돌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던 아내가 제 방까지 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쇳소리'를 냈습니다.

가죽케이스로 감싸고 있는 제 취재수첩이 빨래통 안에서 나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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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뉴스다!>

제 방에서 느긋하게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일요일 오후.

아들이 빼꼼 방문을 열더니, “아빠! 엄마가 잠깐 나와 보래.”

‘너, 엄마한테 한 건 걸려들었다. 어디 혼나 봐라.’하는 득의양양한 목소리와 표정이었습니다.

불길한 기분으로 거실로 나갔더니 아내는 “이거 뭐야?” 하며 개고 있던 빨래를 뒤척이며 이물질을 가르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빨래에 붙어 있는 빨려 나간 종이의 흔적들....

‘내가 또 옷 속에 화장지를 놓고 돌린 건가?’

유심히 살펴보는데, 문득 ‘내 거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화장지가 아닌 인쇄가 돼 있는 레이블 조각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순간 아내가 자신이 새로 산 카디건을 빨면서 나왔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이거네, 이거, 봐봐, 여기 옷핀도 그대로 붙어있네.”

“어, 그러네. 알았어.”

이내 태세를 전환한 아내는 별일 아니라는 듯 ‘가서 네 일 다시 보라’는 투로 말했습니다. (제 아내만 그런가요? 왜 사과에 인색할까요?)

저는 비교적 화장지를 많이 쓰는 편입니다.

일반 옷을 입을 때는 별 상관이 없는 데 문제는 운동복을 입었을 때입니다.

땀 등을 닦느라 여기저기 쓰고 난 화장지를 주머니 속에 구겨 넣는데, 나중에 이를 까먹고 그냥 빨래로 돌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입니다.

세탁기 속에서 개판이 된 빨래 때문에 아내의 타박을 들은 게 한두 번이 아닌 거죠.

이미 전과가 있으니 당연히 저의 소행으로 의심했을 것입니다.

이후 더더욱 조심해서 빨랫거리에 화장지가 있는지 확인을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번에는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던 아내가 제 방까지 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쇳소리’를 냈습니다.

“이게 다 뭐야?”

나가 보니 저 또한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가죽케이스로 감싸고 있는 제 취재수첩이 빨래통 안에서 나온 것입니다.

신기하게 종이수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마치 뼈대처럼 가죽케이스와 신용카드 몇 장만 남아 있는 채로 말이죠.

기억을 더듬어 보니 운동하기 위해 가방에 넣어 가져간 여벌의 옷들을 통째로 빤다고 세탁기에 넣었는데 마침 그 안에 수첩도 있었던 것입니다.

화장지에 집중하느라 수첩의 존재는 생각조차 못 한 거죠.

일일이 종이를 떼어내고 다시 빨래를 돌려야 했는데 그 번거로움이 화장지의 몇 배는 됐습니다.

빨래에서 화장지 조각만 나와도 황당한데 이제는 수첩까지....

“여보, 내가 세탁기에 수첩을 넣을 수는 있지만 만약 이 수첩을 어디에 쓰는 것인지 까먹는다면 그때는 상태가 심각한 거야.”

이렇게 눙치며 넘어는 갔지만 솔직히 저 또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데 아내는 오죽했겠습니까?

화장지를 많이 쓰게 되는 환절기입니다.

빨래할 때 꼭 주머니를 거듭거듭 확인해야 낭패 볼 일이 없습니다.

이왕이면 수첩 같은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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