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만난 카메라 : EOS R5 Mark II [리뷰]

도쿄의 밤하늘을 수놓은 네온사인이 새로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반짝였다. 손에 든 것은 캐논의 최신작 EOS R5 Mark II. 4500만 화소 이면조사 적층형 풀프레임 CMOS 센서와 엑셀러레이티드 캡처 시스템의 만남이 만들어낼 이미지의 향연을 기대하며 셔터를 눌렀다.

이번 도쿄 여행에 동행한 렌즈는 두 가지. 하나는 이미 정평이 난 RF24-70mm F2.8 L IS USM, 다른 하나는 새롭게 선보인 RF70-200mm F2.8 L IS USM Z다. 도심의 좁은 골목부터 도쿄 타워의 웅장한 전경까지, 이 두 렌즈가 EOS R5 Mark II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감에 부풀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30fps의 연사 속도가 만들어내는 연속된 이미지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빠르게 지나가는 도쿄의 전철도,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의 인파도, 하늘을 날아가는 까마귀도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었다. 새로운 듀얼 프로세서 시스템의 위력이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도쿄의 밤은 길고, 그만큼 EOS R5 Mark II와 함께할 시간도 길었다. 이 카메라가 그려낼 도쿄의 모습은 과연 어떨지, 기대감을 안고 도쿄의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EOS R5 Mark II + RF24-70mm F2.8 L IS USM || 70mm, F2.8, 1/15s, ISO 1000
EOS R5 Mark II + RF70-200mm F2.8 L IS USM Z || 200mm, F4.5, 1/500s, ISO 100

EOS R5 Mark II를 들고 도쿄 거리를 누비다 보니, 이 카메라의 진가가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45메가 픽셀 고화소 적층형 CMOS 센서의 위력은 도쿄 스카이트리에서 바라본 도쿄 시내를 촬영할 때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634m의 거대한 구조물 위에서 저 아래 건물을 찍었는데도 나중에 사진을 크롭해보니 건물 옥상의 안테나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이 정도 해상도라면 한 장의 사진으로 여러 가지 구도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OS R5 Mark II + RF70-200mm F2.8 L IS USM Z || 200mm, F11, 1/250s, ISO 1000 (크롭)
왼쪽이 업스케일링 전, 오른쪽이 업스케일링 후. 전체적인 노이즈가 줄었고, 달의 윤곽선과 크레이터가 뚜렷해졌다.

특히, 이 카메라의 백미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업스케일링이다. 실제로 이 기능을 사용해 보니 '8192x5464'였던 해상도가 '16384x10928'로 4배가량 늘어났다. 파일 용량 역시 JPG 기준 11.1MB에서 36.6MB로 증가했다. 이 기능은 세부 디테일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기존 이미지의 윤곽선을 더욱 또렷하게 만들고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특히 대형 인화나 크롭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EOS R5 Mark II + RF70-200mm F2.8 L IS USM Z || 200mm, F4.5, 1/500s, ISO 100

30fps 연속 촬영 기능은 도쿄역 앞 공원에서 날아가는 새를 찍을 때 빛을 발했다. 갑자기 옆에서 날개가 퍼덕거리는 소리가 들려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집어 들고 셔터를 눌렀는데, 날개를 펴는 찰나의 순간부터 이륙하는 모습까지 연속된 프레임으로 완벽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

빠르게 작동하는 전자식 셔터와 블랙아웃 프리 기능 덕분에 빠르게 날아가는 새를 뷰파인더를 통해 끊임없이 확인하며 따라갈 수 있었고, 별다른 설정을 하지 않았는데도 카메라는 나의 움직임에 발맞춰 새를 피사체로 정확히 인식했다.

EOS R5 Mark II + RF70-200mm F2.8 L IS USM Z || 100mm, F10.0, 1/60s, ISO 100
EOS R5 Mark II + RF24-70mm F2.8 L IS USM || 70mm, F2.8, 1/80s, ISO 160
EOS R5 Mark II + RF70-200mm F2.8 L IS USM Z || 200mm, F3.2, 1/250s, ISO 100

동물은 물론,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나 열차까지 스스로 인식하는 AF 시스템이 돕는다. 사용자는 그저 셔터 버튼을 누른 채 피사체의 움직임을 따라 카메라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 머릿 속에 깊이 박혀있던 'AF는 소니'라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새롭게 출시된 RF70-200mm F2.8 L IS USM Z 렌즈는 이런 순간 포착에 특히 유용했다. 이너줌 방식으로 변경되어 무게 중심 변화 없이 화각을 바꿀 수 있었고, 두 개의 나노 USM을 사용해 고속 연사 중에도 빠르게 초점을 맞춰주었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점은 손 떨림 보정 성능이다. 렌즈와 카메라 바디의 보정이 더해져, 약 7.5스톱에 달하는 놀라운 보정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손으로 든 채 셔터 스피드를 15분의 1초나 20분의 1초까지 늦춰봐도 흔들림 없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EOS R5 Mark II + RF70-200mm F2.8 L IS USM Z || 70mm, F7.1, 1/640s, ISO 100
EOS R5 Mark II + RF70-200mm F2.8 L IS USM Z || 70mm, F2.8, 1/20s, ISO 1000

70-200 렌즈의 다재다능함은 여러 피사체를 복합적으로 촬영할 때 가장 만족스러웠다. 조리개를 최대 개방한 채 70mm로 가장 넓게 찍어도, 200mm로 가장 당겨 찍어도 이미지 가장자리까지 선명함이 유지된다. 4000만 화소 넘는 고화소 바디인 EOS R5 Mark II의 성능을 끌어내기에 아주 제격이다. 

EOS R5 Mark II + RF70-200mm F2.8 L IS USM Z || 200mm, F2.8, 1/200s, ISO 6400

듀얼 프로세서 시스템의 성능은 야간 촬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해가 거의 저물어간 상황. 조리개를 f2.8까지 열어봐도 ISO가 6400까지 치솟는다. 그럼에도 노이즈는 밝은 대낮과 별 차이가 없었는데, 캐논이 자체 개발한 이면조사 적층형 CMOS 센서와 디직 X (DIGIC X) 이미지 프로세서에 새로운 프런트 엔진인 '디직 액셀러레이터(DIGIC Accelerator)'의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새로운 디직 액셀러레이터가 AF와 보정, 표시 등 이미지 현상 이외의 데이터를 처리하게 되면서 기존 이미지 처리 엔진이 고화질 현상에만 집중해 전반적인 이미지 품질을 끌어올렸다. 인위적으로 ISO를 12800까지 올려봐도 예전 카메라 특유의 거친 노이즈는 찾아보기 어렵다.

EOS R5 Mark II + RF24-70mm F2.8 L IS USM || 70mm, F3.2, 1/100s, ISO 100

RF24-70mm F2.8 L IS USM 렌즈는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유틸리티성'이 돋보였다. 적당한 크기와 무게 덕분에 카메라를 가방에 매달아 놓고 다니는 데 무리가 없었고, 24mm 광각으로 풍경을 한 프레임에 담아내거나, 70mm로 당겨 원하는 피사체를 클로즈업할 수도 있다. 

EOS R5 Mark II + RF24-70mm F2.8 L IS USM || 70mm, F7.1, 1/500s, ISO 100

F2.8의 밝은 조리개 덕분에 어두운 실내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고, 노을을 정면으로 찍었는데도 플레어나 고스트 현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광학적 성능이 뛰어나기도 했다.

이렇게 EOS R5 Mark II와 두 개의 L 시리즈 렌즈는 도쿄의 다채로운 모습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복잡한 도시 풍경부터 정갈한 일본 요리의 섬세한 질감까지, 모든 순간에서 탁월한 이미지 퀄리티를 경험할 수 있었다. 

45메가픽셀 센서의 뛰어난 해상도, 30fps의 고속 연사, 정확한 AF 시스템, 8K 비디오 촬영 능력까지. 이 모든 기능이 어우러져 도쿄의 역동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특히 새롭게 만난 RF70-200mm F2.8 L IS USM Z 렌즈의 휴대성과 광학 성능은 여행용부터 상업용까지 다양한 수요를 아우를 수 있을 듯했다.

EOS R5 Mark II + RF24-70mm F2.8 L IS USM || 28mm, F5.0, 1/250s, ISO 100 (색감을 보정한 사진)

이번 도쿄 여행을 통해 EOS R5 Mark II가 단순한 카메라를 넘어 시각적 경험을 확장시키는 도구라는 것을 깨달았다. 전문가부터 열정적인 아마추어까지,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재다능한 카메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카메라와 함께라면 어떤 촬영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게 셔터를 누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다음 촬영의 순간을 기대하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