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다시는 없다” 국방부의 단호한 선 긋기.. 군 통수권자에도 경계 그었다
작년 12·6 고위 수뇌부 총출동 브리핑 재소환.. “지시 있어도 병력 이동 불가”

“2차 계엄, 수용하지 않겠다.”
국방부는 또 한 번 그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통령의 직접 요청이 있더라도 군은 움직이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 통상 정치적 발언을 삼가던 군이 이례적으로 공개 입장을 반복한 배경에서는 원칙 이상의 메시지가 읽힙니다.
헌정 질서를 향한 수호의지일까, 아니면 예고된 경고일까.
김선호 국방부 차관(장관 직무대리)이 지난해 12월 긴급 브리핑을 통해 밝힌 ‘계엄 불수용’ 방침을 3일 다시 확인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직무에 복귀하더라도, 군은 2차 계엄 요청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군은 국내 정치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해왔던 기존 관행을 깨고, ‘가정적 질문’에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정례브리핑에서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복귀해 다시 계엄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김선호 차관이 작년 12월 밝힌 입장이 유효하다”라고 밝혔습니다.
“2차 계엄 요청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국방부가 다시 공식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건 단지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사실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6일, 국방부가 ‘계엄 불수용’ 입장을 전격 발표했을 당시, 국방부 정책실장, 국방정보본부장, 합참 작전본부장 등 군 핵심 수뇌부가 일제히 브리핑에 동석했습니다. 이례적인 공개 배석은, 단순한 설명 이상의 상징성을 띠고 있었습니다.
■ “계엄 명령 있어도 병력 이동 불가”.. 軍, 이미 내부 지침 하달
김선호 직무대행은 당시 “병력 이동은 합참의장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고, 국직부대 또한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의 승인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는 지침을 이미 각 군에 하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률상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라 하더라도, 실제 병력 동원은 군 수뇌부의 동의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작동 구조를 명확히 밝힌 셈입니다.
즉, 2차 계엄 시도에 대해 군 지휘부가 사실상 조직적 거부 의사를 공식화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군 내부의 집단적 불응 가능성을 내비친 장면이기도 합니다.
■ 군의 반복된 ‘선 긋기’.. 정치적 중립의 자기방어?
국방부는 이번 입장이 특정 정치인이나 정국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헌정질서 수호라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공개하고, 과거의 브리핑 장면까지 의도적으로 상기시키는 방식은 단순한 법리적 대응을 넘어선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계엄’이라는 단어 자체가 다시 공론장에서 회자되는 가운데, “계엄 요청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되풀이하는 군의 태도는 향후 어떠한 정치적 혼란 상황 속에서도 군은 그 선을 넘지 않겠다는 강한 자율 통제 메시지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 합참 “감시 태세 격상”.. 北 아닌 국내 정세도 염두?
합동참모본부는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대북 감시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열상감시장비(TOD)와 정찰기 운용 확대가 예고됐고, 탄핵심판 직후 국방부는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소집할 예정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대북 대비 차원의 통상적 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민감한 정치 일정과 맞물린 군의 대응이라는 점에서 그 이면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 군, 반복된 ‘계엄 불가 선언’이 의미하는 것
군은 더 이상 계엄의 ‘집행자’가 아님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헌정질서를 지키겠다는 원칙적 선언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정국의 긴장감 속에서 정치적 동원 가능성에 선을 긋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는 분석도 공존합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통수권이 아무리 막강하더라도, 군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계엄은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이번 국방부의 입장은 단순한 ‘불응’의 반복만은 아닙니다.
어떠한 정치적 시도에도 군은 움직이지 않겠다는, 선제적 단절의 선언으로도 읽힙니다.
군이 스스로 ‘헌정의 마지막 방어선’임을 자처하며 그어놓은 이 선이, 앞으로 정치 지형에 어떤 균열 혹은 균형으로 작용할지 모두의 시선이 그 방향에 쏠리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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