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1위' 했는데도 욕 제대로 먹고 있는 이유

'독전2' 혹평에 빛 바랜 1위…넷플릭스까지 불똥
넷플릭스 영화 '독전2'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독전2' 극장 개봉 안한 이유가 있었네요

지난 17일 공개한 넷플릭스 영화 '독전2'에 대해 영화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 오른 한 관객의 리뷰다. '독전2'가 공개된 뒤 영화를 둘러싼 '공격'에 가까운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독전2'는 22일 오후 5시 기준 네이버와 다음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에서 10점 만점에 2~3점대의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 전문 평점 사이트 왓챠피디아에서도 5점 만점에 1점대의 평점으로 영화에 대한 반응이 싸늘하다.

이러한 평점은 영화를 보지도 않고 고의적·악의적 공격을 자행하는 공격이 아니라, 직접 영화를 보고 나서 작품의 만듦새에 대해 평가하는 의견이란 사실에서 눈길을 끈다. 관객들은 작품에 대한 실망을 넘어 일종의 '배신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 5년 만에 돌아온 후속편... 전편 미덕 사라져

'독전2'는 홍콩영화 '마약전쟁'(감독 두기봉)을 리메이크한 2018년 개봉작 '독전'의 속편이다.

'독전'은 아시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거대 마약 조직의 실체를 쫓는 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박해준 고(故)김주혁 진서연 김성령 등이 출연했다.

영화 <독전> 1편의 한 장면

이야기는 단순하나, 김주혁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고 진서연을 발굴하는 등 개성 강한 캐릭터가 빚어내는 앙상블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특히 베일에 쌓인 비밀의 인물인 '이선생'은 이야기의 동력이자 이야기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로 쾌감과 매력을 선사했다. 영화는 개봉 당시 52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고, 주인공 류준열의 충무로 입지를 다지게 해준 결정적인 작품이다.

독전2

그러나 5년 만에 돌아온 '독전2'는 이러한 전편의 미덕을 살리지 못했다. 전편 흥행의 핵심 기제였던 이선생의 정체를 뒤집는 시도(설계)가 애시당초 무리였다.

이선생의 정체가 더이상 궁금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이선생을 세운다 한들 '구문'(舊聞)인 이야기를 다시 풀어냈다. '독전2'는 전편의 중간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는 '미드퀄'로 접근하면서 이선생을 쫓는 지난한 과정을 다시 반복했다.

'독전2'는 '독전'이 없었다면 가볍고 즐길 수 있는 팝콘 무비로 여겼을 터이다. 속편 제작을 결정한 순간 '독전'과의 비교는 피할 수없는 숙명으로 잘해야 본전인 작업인데 전편을 뒤엎는 바람에 스스로 개연성을 놓치는 악수를 뒀다.

'독전2'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영화 혹평 속 비영어 부문 1위 지속 미지수

이날 넷플릭스에 따르면 '독전2'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11월13일부터 11월19일까지 560만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편의 흥행에 따른 속편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나아가 '독전2'에 대한 혹평은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독전2'의 부족한 완성도를 우려해서 극장 개봉을 피해 넷플릭스로 공개한 게 아니냐는 글들이 온라인 상에서 심심찮게 발견된다. 그러나 '독전2'은 속편 제작을 공식화하면서 넷플릭스 공개를 밝힌 바 있다. 속편은 처음부터 넷플릭스 공개를 목표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에서 이후에 공개하는 영화들도 이같은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의 시선이 제기된다. 당장 내년 초에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황야'(감독 허명행)가 그 부담을 안게 됐다. '황야'는 이달 초 내년 넷플릭스 공개를 공식 발표했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황야'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 서비스 공개를 동시에 고려해왔고, 글로벌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작품이란 판단에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했다.

'황야'는 포스트 아포칼리스를 소재로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의 세상에서 생존을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작품.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배우 마동석과 무술감독 허명행 감독이 손잡은 영화다.

클라이맥스스튜디오·빅펀치픽쳐스·노바필름에서 공동 제작으로 마동석 외에 이준영 이희준 노정의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