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카드, 포르쉐 마칸 GTS

안진욱 입력 2022. 8. 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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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가문에서 튀지 않는 녀석이지만 숨은 내공을 가지고 있다어정쩡한 게 아니라 911보다 실용적이고 카이엔보다 재미있는 매력으로 틈새를 공략한다.


마이너체인지를 거친 포르쉐 마칸이 등장했다사실 포르쉐에서 마칸의 입지는 그리 높지 않다포르쉐 상징은 911이며 운동 밸런스는 박스터나 카이맨이 맡고 있으며 실용성 부분에서는 카이엔그리고 은근슬쩍 플래그십 역할을 하는 것은 파나메라다여기에 슈퍼 전기차 타이칸까지···. 마칸은 단지 베이비 카이엔으로 여겨진다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과거 마칸을 타고 핫해치 같다고 글을 썼다진짜 소형 해치백보다 차고가 조금 높고 덩치가 더 클 뿐움직임은 완벽한 핫해치였다다루기 편하고 운전자에게 위협적이지 않아 더욱 과감하게 탈 수 있는 매력이 있다카이엔보다 작기에 가능한 운동 성능이다카이엔보다 실내 공간이 작지만 뒷좌석에 성인 남성이 앉을 수 있고 적당한 트렁크 공간만 있다면 불만은 없다.


그렇다면 뒷좌석에 먼저 앉아 보자운전석을 키 180cm의 건장한 남자에 맞추고 2열에 앉는다이만한 성인이 타더라도 불편하지 않다우선 헤드룸은 넉넉하다레그룸이 빠듯하긴 하지만 다리가 구겨질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다등받이 각도는 리클라이닝은 되지 않지만 적당히 누워 있어 장시간 이동해도 괜찮다뒷좌석에 성인들을 자주 태워야 하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2열이 좁다는 이유로 마칸을 피할 필요는 없다트렁크 공간은 488ℓ로 같은 세그먼트 SUV 수준이다폴딩을 하면 최대 1503ℓ까지 활용할 수 있다물론 국산 혹은 미국 SUV보다는 작지만 여느 독일산 SUV와는 비슷하다이 차로 골프나 캠핑과 같은 취미 생활이 가능하면 그것으로 됐다.


실내에 들어온 김에 인테리어를 둘러보자포르쉐가 즐겨 사용하는 대칭형 레이아웃이다큼지막한 10.9인치 디스플레이로 기준으로 데칼코마니다. GTS 트림 특유의 레드 스티치와 알칸타라를 사용해 스포티한 분위기가 흐른다헤드레스트에도 포르쉐 배지 대신 GTS를 새겼다스티어링 휠은 여느 포르쉐와 같다크기가 작고 림도 두껍지 않다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사이즈와 두께라 생각한다디자인도 훌륭하고 스포크에 달린 다이얼로 드라이빙 모드도 쉽게 바꿀 수 있다순간적으로 더 높은 토크를 사용하고 싶다면 다이얼 중앙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버튼을 누른다고 해서 더 빨라진다고 체감되지 않지만 재미있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시트는 본격적인 버킷 타입은 아니지만 날개가 있어 코너에서 운전자를 살포시 잡아준다.


차에서 내려 외관을 둘러보자개인적으로 크기를 떠나서 SUV 중에서 가장 예쁜 것 같다조약돌처럼 모난 구석이 없고 단단해 보인다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디자인 완성도가 올라갔다크게 바뀐 점은 없지만 분위기가 더욱 세련되었다또한 시승차는 GTS 특유의 레드 페인트가 발라졌고 블랙 포인트를 군데군데 삽입해 강인함을 표현하고 있다. SUV에 원색이 잘 어울리는 경우가 없는데 마칸은 자기 옷을 입고 있다휠은 차체에 비해 큰 21인치라 위풍당당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림 안은 보기만 해도 믿음직스러운 대형 브레이크 시스템이 꽂혀 있다.


이제 달려 보자. V6 2.9ℓ 트윈 터보 엔진이다최고출력 449마력최대토크 56.1kg·m의 힘을 생산한다. 7단 듀얼 클러치 유닛은 이 파워를 네 바퀴로 전달한다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3최고시속은 272km에 달한다매콤한 수치만큼 가속력도 시원하다가속 페달 명령에 지체없이 튀어 나간다비현실적인 태코미터 바늘의 움직임은 듀얼 클러치의 수준을 말해준다변속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다운시프트에도 적극적이어서 마음에 든다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기어 노브로 수동 조작할 수가 없다물론 최신 911(GT3 제외)에서도 작은 기어 노브로 바뀌면서 과거의 말뚝을 당기는 맛은 없어졌다마칸에는 말뚝이 여전히 있음에도 수동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안타깝다이를 제외하면 변속기는 만족한다.


고속도로에 마칸 GTS가 떴다고속에서도 파워는 차고 또 넘친다지난달에 탔던 카이엔 터보 GT처럼 무자비한 괴력은 아니지만 공도의 모든 차들을 추월하기엔 충분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기어를 굳이 내려 엔진 회전수를 높이 사용하지 않아도 두툼한 토크가 차를 견인한다이렇게 여유로운 고속 크루징은 준수한 고속안정감 덕이다차고와 무게중심이 높은 SUV지만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가 노면과 가까워진다포르쉐 스티어링 감도는 다소 가벼운 편인데 고속에서는 무거워져 마음이 놓인다게다가 SUV치고 풍절음도 크지 않아 오디오 볼륨을 높일 필요도 없어 고속에서도 캐빈룸은 평화롭다.


마칸 GTS로 코너를 타는 것은 즐겁다요즘은 모든 차들이 무거워지는 추세이기에 2t이 나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차가 가볍게 느껴진다그리고 포르쉐는 섀시 세팅 방향이 무조건 운전자가 경쾌하게 느껴지게 한다무거운 카이엔 혹은 파나메라그리고 타이칸을 타도 차가 무거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물론 트랙에서 한계 영역에 닿으면 물리법칙을 거스르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지만 일반 운전자들은 차를 사고 그 상황에 직면할 일이 거의 없다때문에 브로셔에 적힌 공차중량이 무조건 가벼운 것을 따지는 것 보다 실제로 운전했을 때 감각이 가벼운지가 중요하다가볍기로 유명한 로터스를 몰아 보면 차가 가볍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스티어링 휠이 무겁고 출력이 후반으로 몰려 있다 보니 손과 발그리고 엉덩이로 경쾌함이 전해지지 않는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여하튼 마칸은 스티어링 기어비도 타이트하고 감도가 무겁지 않아 돌리는 맛이 훌륭하다차고가 세단보다 높지만 시트 포지션이 그리 높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좌우 롤링도 잘 눌러 놨다에어스프링이 달려 있는데 이전 모델보다 앞은 10%, 뒤는 15% 정도 감쇠력을 강하게 세팅했다여기서 주목할 점은 뒤를 이전보다 더 강하게 조율했다는 것결론적으로 앞바퀴 조향에 따라 뒤가 잘 따라온다휠베이스가 긴 편은 아니지만 스포츠카처럼 짧지도 않다조금 더 코너 탈출 실력을 올리기 위해 이러한 세팅을 했다그렇다고 뒷좌석 승차감이 엉망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티어링 성향은 기본적으로 언더다이상적인 라인을 벗어나는 범위가 크지 않아 진입 속도만 적절하게 조절하면 깔끔한 선을 그릴 수 있다타이어만 스퀘어로 세팅하면 뉴트럴스티어 성향을 보일 것 같다순정 상태에서도 어지간한 스포츠 세단이나 스포츠 쿠페는 고갯길에서도 잡을 기세다광폭 타이어를 앞뒤로 끼고 있지만 발이 전혀 무겁지 않다섀시 한계가 높아 타이어 스키드 음을 들으려면 고의로 언더스티어를 만들거나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코너를 타야 한다복합코너에서도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온다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로 자연스레 넘기며 그 리듬 또한 예측 가능하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훌륭하다잘 서는 것도 서는 것인데 브레이킹 밸런스가 인상적이다댐퍼 스트로크가 길지만 노즈다이브 현상을 잘 잡았다고속 혹은 코너를 돌면서 제동이 걸려도 브레이크스티어 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다그냥 운전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가져갈 수 있다페달의 답력은 보통 차 수준보다 살짝 무겁고 스트로크는 일반적이다.


기나긴 시승은 끝났다. 3일 동안 약 600km 달렸다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거리다차는 무조건 작아야 재미있다고 한다나 역시 동의한다마칸의 장점은 카이엔보다 작다는 것이다물론 이것이 누구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이는 교집합에 들어가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카이엔 살 돈이 없어서 마칸을 사는 게 아니라 굳이 더 큰 차는 필요 없는 소비자들이 있다앞서 말했듯이 작으면 더 재미있으니까 마칸을 선택한다이전에 4기통짜리 마칸 엔트리 모델을 탔었는데 충분히 가치 있었다엔트리를 넘어 GTS 배지가 붙는다면 가격은 올라가지만 드라이빙 감성은 그 이상으로 올라간다박력 있는 배기 사운드와 함께 신나게 달릴 수 있다남보다는 내가 먼저라면 무조건 마칸그리고 GTS.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725×1925×1585mm
휠베이스  2805mm  |  엔진형식  ​​V6 터보가솔린
배기량 ​​​ 2894cc  |  최고출력  ​​449ps
최대토크  56.1kg·m  |  변속기  7단 듀얼 클러치
구동방식  AWD  |  가격  ​​​​​​14260만원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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