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1학기 휴학 승인…교육부 "감사 나설 것"(종합2보)

권지현 2024. 10. 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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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지난 1학기부터 대거 휴학계를 내고 수업 듣기를 거부하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에서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했다.

정부는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은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학교가 정부 방침과는 달리 학생들의 휴학 신청을 승인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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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학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부당한 행위"
서울의대 교수들 "학장단 결단 지지…교육부, 대학 협박말라"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권지현 기자 =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지난 1학기부터 대거 휴학계를 내고 수업 듣기를 거부하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에서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했다.

정부는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은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학교가 정부 방침과는 달리 학생들의 휴학 신청을 승인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는 전날 의대 학생들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

서울대 학칙에 따르면 의대생의 휴학 승인 최종 결정권자는 의대 학장인데, 전날 학장이 이들의 휴학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여 1학기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이 오는 11월까지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2월까지 짧은 기간 동안 1년 치 과정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금까지 의대생들이 돌아오기만 한다면 유급시키지 않겠다며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의대생들의 반응은 차갑다.

정부는 의대생들이 단체로 유급될 상황에 부닥치자 1학기 성적처리 기한을 학년말까지 변경하는 등 학사 운영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지난 7월 내놨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사실상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휴학계를 승인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2학기 전국 40개 의대의 재적생 1만9천374명 중 실제로 출석 학생은 548명으로 출석률이 2.8%에 그치는 상황이다.

서울대의 휴학 승인으로 인해 전국 다른 의대에서도 휴학을 승인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매우 부당하다"며 감사 등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교육부는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동맹휴학 불허 협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서울의대 학장이 독단적으로 대규모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며 "이는 학생들을 의료인으로 교육하고 성장시켜야 할 대학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부당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부와 대학이 그동안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 및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해 지속해 온 노력을 무력화하고 형해화하려는 시도"라며 "교육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사실관계 확인 등을 위해 즉시 현지 감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대한 하자가 확인될 경우 엄중히 문책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잡을 예정"이라며 "의대가 설치된 40개 대학(원) 동맹 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다. 다시 한번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경고했다.

정부, '동맹 휴학 승인 대학' '엄정 대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서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휴학은 진작에 승인됐어야 한다"며 "학장단의 결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수 비대위는 "교육부는 휴학·유급 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학생들을 진급시키도록 요구해 왔지만, 이는 의대 교육의 파행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휴학 사유가 어떠하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은 의대생을 다음 학년으로 진급시킬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의대의 휴학 승인은 의대 본연의 책무를 지키기 위한 매우 정당한 조치이며, 다른 의대도 같은 조치를 취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를 향해서는 "진정으로 학사 정상화와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한다면 '현지 감사', '엄중한 문책' 등을 내세워 대학을 협박하는 대신 내년도 교육을 위한 조치를 먼저 고민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sf@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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