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찬밥 신세’…지난해 쌀보다 고기 더 많이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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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농업생산액에서 돼지에 선두자리를 내준 데 이어 국민 1인당 소비량마저도 고기에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내놓은 '2022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부문의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2021년(56.9㎏)보다 0.4% 감소했다.
이는 2021년 56.1㎏보다 4% 증가한 역대 최대치로,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보다 1.7㎏ 많은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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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농업생산액에서 돼지에 선두자리를 내준 데 이어 국민 1인당 소비량마저도 고기에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내놓은 ‘2022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부문의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2021년(56.9㎏)보다 0.4% 감소했다. 역대 최저 기록이자 1992년 소비량(112.9㎏)의 반토막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농업전망 2023’에 따르면 지난해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3대 육류의 1인당 소비량은 58.4㎏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1년 56.1㎏보다 4% 증가한 역대 최대치로,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보다 1.7㎏ 많은 양이다. 2002년 33.5㎏에서 연평균 2.8%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온 육류 소비량이 결국 쌀 소비량을 추월한 것이다.
다행히 감소폭은 둔화세를 보였다. 앞서 2021년 1인당 쌀 소비량은 56.9㎏으로 1년 전(57.7㎏)보다 1.4% 줄었다. 2019년과 2020년의 전년 대비 감소율이 각각 3%·2.5%였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작아지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물가상승으로 외식비 부담과 국·찌개·탕 등 가정간편식(HMR) 시장 확대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쌀 소비량이 많이 줄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쌀을 많이 소비하는 1인 가구의 소비량 감소가 크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둔화세는 언제 꺾일지 알 수 없다. 2016∼2018년 감소율이 연평균 2%대보다 둔화하면서 쌀 소비 감소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으나, 2019년 감소율이 3%로 다시 껑충 뛰면서 낙관론은 자취를 감췄다.
우리나라와 식문화가 비슷한 일본과 대만의 1인당 쌀 소비량도 한때 각각 54㎏과 45㎏ 수준에서 정체됐지만 지금은 50.7㎏·44.1㎏까지 떨어졌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서구화 등 식문화가 다양해지는 현상도 쌀 소비 감소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급격한 육류 소비 증가는 곡물류 소비를 그만큼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
사업체부문의 쌀 소비량 성적도 그리 좋지 않다. 지난해 소비량은 69만1000t으로 전년(68만t)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증가율이 4.6%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확연히 줄었다. 오르막길을 타던 사업체부문의 쌀 소비량이 2019년 74만4000t에서 2020년 65만t으로 12.6% 크게 감소한 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쌀 소비량에 적신호가 켜질 때마다 쌀 수요를 확대하는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른다. 쌀 감산뿐 아니라 소비를 늘리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중에서도 쌀 소비가 감소하는 주요인 가운데 하나인 아침 결식률을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종인 농경연 연구위원은 “아침 결식률이 높게 나타나는 젊은층에게 아침밥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에 시행하던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확대하고 초·중·고교에 아침급식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특정 작물 소비에 예산을 더 들이는 건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며 “일본처럼 쌀·채소 등 농산물을 바탕으로 한 전통 식단을 알리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행한다면 쌀을 중심으로 농산물 소비도 늘고 학생들이 성인이 돼서도 쌀을 소비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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