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 나온 날이라 한강 감
춥더라. 가고 싶던 중앙대 후문 중문 정문 지나서 효사정 가니 아무도 없어서 좋았다. 한강물 내려다보며 모바일로도 성적확인된대서 꺼내 봤다.
03학년도에 첫 수능 보고 20년 만에 23학년도 보고 망하고, 중간에 발목인대파열되고 폐색전증와서 치료하느라 한해 쉬고, 마지막이다 하고 본 25학년도 수능도 망했다. 2년 더 했는데 점수 거의 같고 수학은 심지어 떨어짐...
수능은 망했지만 수험생활 동안 운동 열심히 하고 소식해서 건강도 되찾았고 그냥저냥 살만하니까, 사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괜찮다. 그러니까 망한 다른 친구들도 막 잡생각나면 춥더라도 여기저기 오래도록 걷고 바깥 놀러다니고 재미난 책도 보고 그러면서 힘내면 또 행복할 날 온다잉. 고생했어 나새끼도 오늘 성적표 받은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