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BAMA, 11만 명 모였지만 ‘빈자리’가 더 컸다
새봄 국내 첫 대형 아트페어 명맥에도
운영난 등 구조적 한계·신뢰 위기 보여
“뼈 깎는 쇄신 없인 내년 장담 어렵다”


새봄을 여는 국내 첫 대형 아트페어로 주목받는 ‘2026BAMA 제15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이하 BAMA)가 11만 5220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가운데 간신히 체면치레하고 막을 내렸다. 판매액은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게 부산 미술계 안팎의 평가이다.
사단법인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한 BAMA는 지난 2일 언론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5일까지 나흘 동안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참여 화랑은 지난해(133개) 규모를 유지(137개)했지만, 부스 채우기에 급급해 질적인 면에서 우려를 낳기도 했다. 특히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화랑미술제에 참가하는 부산의 메이저급 10여 개 화랑은 BAMA에 절반도 나오지 않았다. 이 중 일부는 3월 25~29일 홍콩에서 열린 ‘아트센트럴 홍콩 2026’에 참여한 뒤 서울 화랑미술제로 향하느라 여유가 없었지만, 그보다는 “BAMA에 더 이상 기댈 게 없다”는 냉정한 판단을 내린 듯하다.
BAMA 기간 현장에서 만난 갤러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부산화랑협회가 많이 시끄러웠고, 준비도 부족했다”면서 “뼈를 깎는 쇄신을 하지 않으면 내년 BAMA는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부산화랑협회는 잇단 송사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으며, 이런 와중에 신임 사무국장마저 BAMA 개막 1주일을 앞두고 전격 사임에 이르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A 갤러리 관계자는 “참여 화랑 매출은 늘 그랬지만 ‘반반’으로 보인다. ‘완판’할 만큼 잘된 곳도 있고, 아예 1점도 못 판 곳도 있다. 문제는 메이저급 갤러리 참여가 적다 보니 ‘큰손 콜렉터’ 발걸음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BAMA가 유지될 것인가 걱정”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지금까지 BAMA 참여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는 B 갤러리 관계자는 “저렴한 작품 위주로 많이 판매돼 부스비 정도는 건졌지만, 내년엔 솔직히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반신반의했다. C 갤러리 관계자는 “안 그래도 뒤숭숭한 분위기에 열린 아트페어인데, 일부 갤러리에서 ‘부스 재판매’(전시 벽면을 작가에게 돈을 받고 재판매) 의혹까지 불거져 큰일 났다 싶었다”고 전했다.


그나마 올해 BAMA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조각·입체 설치 프로젝트’와 ‘아트토크 프로그램’이다. 특히 전시장 입구를 장식한 부산의 중견 작가 정희욱의 ‘나는 내가 아니다’ 돌 조각과 대형 발 조각, 그리고 노동식의 ‘소원을 말해 봐’란 제목의 가변 설치가 관람객 인기를 끌었다. 총 6회로 진행한 아트토크는 30석 규모였지만 매번 자리가 꽉 찼으며, 좋은 강연에 목말라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BAMA 15주년 아카이브전은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내용이 빈약했고, ‘2030 청년 작가전’은 당초 예고한 17명에서 1명 줄어든 16명으로 치르면서 개별 출품 작품 수도 예상보다 적어 다소 한산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