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아냐” “사전적 용어”…여야 ‘빈곤 포르노’ 공방에 윤리위 제소까지
사건의 발단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하고, 이튿날(12일)에는 14세 심장 질환 아동의 집을 찾은 것에 대해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부터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너무나 인격 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고 맞서면서 장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빈곤 포르노는 모금이나 후원 등을 유도하기 위해 곤경에 처한 이들의 상황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뜻하는 말이다. 이 개념은 1981년 덴마크 인권운동가 요르겐 리스너가 처음 사용했다.
모금에 활용되는 이미지엔 여지없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참담한 현실이 등장했다. 앙상하게 드러난 아이들의 갈비뼈, 파리를 쫓는 손, 기아로 퉁퉁 부은 배 이미지가 흔했다. 이 사람들을 가난하고 불우한 나라에 사는 사람, 무능력하며 능동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
국민의힘 측은 영부인이 도움이 필요한 심장병 어린이를 안고 사회적 관심을 이끄는 모습을 놓고 ‘빈곤 포르노’로 폄훼하며 정쟁의 도구로 삼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민주당이 ‘포르노’를 연상시킬 수 있는 용어를 악용했다면서 그 ‘의도성’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 16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한 거다. (이런 말을 한 것이)이게 제정신이느냐”며 “자기 부인이 봉사활동을 갔는데, 제3자가 ‘빈곤 포로노’ 찍었다고 하면 그거 맞다고 하겠나. 그것을 두고 그런 용어가 사전에 있다고 하겠나. 인격적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6년 만에 민주당 복당을 앞둔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지난 17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 배우자나 자식에 대해선 정치의 금도를 지켜야 한다”며 비판의 요지와 무관하게 비유가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이 ‘빈곤 포르노’는 학술용어라고 반박한 데 대해선 “그렇게 주장하려면 학자나, 사상가, 종교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여성의원들도 성명서를 통해 장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여성의원들은 “여성혐오와 아동비하로 휴머니즘 파괴에 이른 저주와 타락의 장경태는 즉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며 “오히려 민주당이야말로 김정숙 여사의 해외 순방을 화보 촬영처럼 진행해왔던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는 사전적·학술적 용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이 제소 요건이라면 거기에 대해선 절대 사과할 의사가 없다”며 “김 여사가 만약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 표명을 고려할 수는 있겠으나 제3자 본인들이 불쾌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미 사회에 통용되는 부정적 의미이고, 국민에게 부정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굳이 그 표현을 찾아 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빈곤 포르노’ 발언을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빈곤 포르노라는 단어 안에 어떤 반여성적인 의미가 있는지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본인들이 설명 못 할 것이다. 이 단어 자체가 사전적 또 여러 학술적 용어”라고 반박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15일 KBS 라디오에서 김 여사를 향해 “영부인이 되신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도 계속 이러는 걸 보면 쇼윈도 영부인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더라”며 “정부·여당에서도 굉장히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팔짱을 낀 것에 대해서는 ‘외교적 결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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