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NCR 10년]① 100% 규제인데 11000%…제 역할 '물음표'

2025년 말 연결기준 국내 증권사 NCR/자료=금융투자협회, 그래픽=황민영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자본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이 100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켜야 하는 최소 마지노선인 100%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가장 높았던 토스증권은 1만1000%대, 그다음인 미래에셋증권은 3400%대에 이를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실정이다.

현재의 신(新)NCR 체계가 마련된 지도 어느덧 10년 차를 맞으면서, 대형화한 증권사의 실제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60개 증권사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NCR은 평균 939.0%로 전년 말 대비 14.0%p 상승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증권사의 자본 여력이 좋다는 의미다. NCR은 증권사가 인가업무 또는 등록 업무 단위별로 요구되는 필요유지 자기자본 대비 이용 가능한 자기자본 여력을 백분율로 나타내는 지표다.

현행 NCR 제도는 2016년 금융당국이 증권업의 대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산출 방식을 개편한 이후 도입됐다. 이 과정에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산 규모와 레버리지가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규제 기준은 100% 이상이다. 이 선만 넘기면 영업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실제 업계 수치는 이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어 지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NCR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토스증권으로 1만1623.1%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미래에셋증권이 3440.5%, 한국투자증권이 2935.4%로 뒤를 이었다.

NCR이 아무리 낮은 증권사라 해도 100%는 크게 넘는 상황이다. 최저를 기록한 홍콩상하이증권 서울지점의 NCR도 138.5%로 규제 기준을 충분히 충족했다.

이처럼 대부분 증권사가 자본력 규제 대비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에 달하는 여유를 확보하면서, NCR이 더 이상 리스크를 제어하는 규제 지표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현행 NCR이 자산의 위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동일한 자본 규모를 보유하더라도 투자 자산의 위험 수준에 따라 실제 손실 가능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NCR만으로는 이를 정교하게 포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홍종수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현행 NCR은 금융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위험 신호인 레버리지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기존 NCR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질수록 마이너스(-) 기울기를 나타내며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는 관계가 뚜렷한 양의 방향을 나타내는 형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황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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