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5%가 겪게 될 은퇴 후 현실 4가지

첫 번째 현실: 돈이 없다
은퇴 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돈의 부족이다. 국민연금과 퇴직금만으로는 현재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월급의 70%를 소비하며 살던 사람이 갑자기 30%의 수입으로 살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젊을 때 더 저축할걸"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하지만 후회는 통장 잔고를 늘려주지 않는다. 매달 받던 월급이 끊어진 후에야 비로소 깨닫는다. 돈이 없어서 저축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를. 정확히는 저축하지 않아서 돈이 없었던 것임을 말이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 재취업이다. 하지만 나이 든 구직자에게 현실은 가혹하다. 젊은 시절 누리던 대우와 급여는 기대할 수 없다. 경비원, 청소원, 배달원 등의 일자리를 전전하며 자존심과 체력을 동시에 잃어간다. 평생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더 참혹한 것은 빚이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녀 교육비 대출 등이 남아있다면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 된다. 수입은 줄었는데 갚아야 할 돈은 그대로 남아있으니,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을 보며 불안과 절망에 휩싸인다. 이자만 겨우 갚아가는 신세가 되거나, 아예 원금을 갚지 못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두 번째 현실: 아프다
나이가 들면서 몸 곳곳에서 신호가 온다. 젊을 때는 무시할 수 있었던 작은 이상 증상들이 이제는 큰 질병으로 발전한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안과 질환 등 만성 질환이 하나둘씩 찾아온다. 병원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약봉지가 늘어난다. 건강보험이 있다고 해서 의료비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각종 검사비, 비급여 치료비, 간병비 등이 만만치 않다. 특히 중증 질환에 걸리면 치료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암 치료를 받다가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건강을 잃으면 일할 능력도 잃는다는 것이다. 재취업을 통해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도 몸이 아프면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수입은 완전히 끊어지고, 의료비는 계속 나가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건강했을 때 미리 관리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지만, 이미 늦어버린 후다. 가족들에게 짐이 된다는 죄책감도 크다.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부모의 병원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평생 가족을 부양해온 가장이 이제는 가족의 부담이 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우울증이나 치매 같은 정신적 질환까지 찾아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세 번째 현실: 외롭다
은퇴와 함께 찾아오는 것은 극심한 외로움이다. 매일 만나던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가 끊어지고, 사회적 지위도 사라진다. 명함 한 장 없는 자신의 모습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답을 찾지 못한다. 집에만 있으면 할 일이 없다. 평생 바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갑작스러운 무료함에 적응하기 어렵다. 아침에 눈을 떠도 할 일이 없고, 어디 갈 곳도 없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의 전부가 된다. 젊은 시절 꿈꿔왔던 여유로운 노후와는 전혀 다른 공허한 일상이 펼쳐진다.

사회적 관계망도 급격히 줄어든다. 직장에서 만나던 사람들과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지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도 쉽지 않다. 노인정이나 경로당에 가보지만 어색하다. 평생 일에만 매달려 살아온 탓에 다른 취미나 관심사가 없어서 대화거리도 부족하다. 가족 관계도 미묘하게 변한다. 성인이 된 자녀들은 각자의 삶이 바빠서 자주 만나기 어렵고, 만나더라도 예전처럼 편하지 않다. 세대 차이도 크고, 관심사도 다르다. 손자손녀들과는 더욱 거리감이 느껴진다. 가족들이 자신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생각에 더욱 위축되고,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간다.

네 번째 현실: 쓸모없다
가장 견디기 힘든 현실은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다. 평생 사회에 기여하며 살아왔지만, 은퇴와 함께 그 모든 가치가 무너진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이 자신을 구시대적이고 비효율적인 존재로 바라본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땅에 떨어진다.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기 것도 어렵다. 평생 사람과 대면해서 일을 처리해온 노인들에게는 AI와의 소통 자체가 막막한 벽이다.

경험과 지혜를 전수하고 싶어도 듣는 사람이 없다. 젊은 세대들은 "꼰대"라는 말로 기성세대의 조언을 일축한다. 평생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담이 더 이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하고 무력감에 빠진다. 사회에서도 점점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미디어에서도 관심을 받지 못한다. 젊은 세대 중심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은 짐이 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소외감과 무력감이 쌓이면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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