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고교한국사 초고 '검정본'에 실려…"검정 업무 방해"[박지환의 뉴스톡]

CBS노컷뉴스 김정록 기자 2024. 10. 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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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이동직 앵커
■ 패널 : 김정록 기자
연합뉴스


교육부 장관의 김건호 청년보좌역이 집필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초고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을 통과한 최종 합격본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격 논란에 휩싸인 저자의 교과서가 학교에서 활용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검정이 취소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번 사안을 취재 중인 사회부 김정록 기자 연결합니다.

Q. CBS가 지난 8월 30일에 교육부 장관의 김건호 청년보좌역이 고교 한국사 초고 집필을 했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한 이후 논란 속에 파장이 일었는데요. 그런데 김씨가 집필한 초고가 검정을 통과한 전시본에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죠?

A. 네, 김씨는 고교 한국사1·2권을 집필했는데요. CBS 취재진은 김씨가 집필한 한국사1권 초고가 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을 통과한 최종 합격본인 전시본에 통째로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씨가 저자로 돼 있는 '선생님 연구용 도서'를 입수해 김씨가 저자에서 빠진 '전시본'의 개항기 단원 본문과 비교한 결과, '선생님 연구용 도서'에 각주가 달려 있는 것 말고는 내용이 똑같았습니다.

역사 교사 출신인 김 씨는 '군포시 청소년재단' 팀장을 맡고 있던 지난해 8월 교과서 초고를 작성해 친일·독재 옹호 논란이 일고 있는 출판사인 한국학력평가원에 제출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11월 7일 청년보좌역에 임용됐지만, 9개월 동안이나 저자 지위를 유지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를 불과 9일 앞둔 지난 8월 21일에서야 저자 지위에서 물러났습니다.

Q. 검정을 불과 9일 앞두고 저자에서 빠지게 된 것인데, 출판사 입장에서는 난감했겠군요?

A. 김씨가 검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다급하게 저자에서 빠지면서 그가 저자로 오른 '선생님 연구용 도서'가 8월 23일 광주 지역 학교에 배포되다 갑자기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 차원에서 최종 검정 합격본인 전시본을 배포하기 전 자체적으로 먼저 제작한 것입니다.

Q. 김건호씨는 지난해 12월 검정심사 신청서에 자신이 교육부 직원이라는 사실을 숨겼다면서요?

A. 김씨가 검정심사 신청서에 본인의 근무처를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학력평가원이 지난해 12월 11일 교육과정평가원에 제출한 검정신청서를 민주당 백승아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김씨의 근무처는 '군포시 청소년재단'으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씨의 청소년재단 재직기간은 지난해 6월 1일부터 11월 5일까지였으며, 지난해 11월 7일 이후 현재까지 청년보좌역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8일 오전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의 국정감사에 교육부장관 청년보좌역인 김건호 씨(왼쪽)와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가 증인으로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오늘 교육부 국정감사가 열렸는데요. 민주당 백승아 의원과 김건호씨의 질의답변 내용 들아보시겠습니다.

백승아 의원 : 역사 교과서 관련해서 학력평가원 역사교과서 저자 김건호 씨, 검정 신청서에 교육부 소속을 감추고 근무처 허위 기재했습니다. 그럼 언제 알았어요 출판사가?
김건호 청년보좌역 : 출판사는 그 뒤에 알았습니다. 12월에 서류를 낼 당시에는 확인하지 못했었습니다.

'교과용 도서 검정 신청 안내 자료'에 따르면 "저자는 교육부 소속이 아닌 자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김씨는 저자가 될 수 없었는데요. 김씨가 근무처를 속여 저자 자격 위반을 피한 것입니다.

Q. 김씨가 저자에서 빠지게 된 경위도 궁금한데요?

A. 한국학력평가원은 지난 8월 20일에 교육과정평가원에 김씨를 필자에서 제외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교육과정평가원은 하루 뒤에 저자 김씨의 해지를 승인하고, 관련 사실을 교육부에 보고했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검정 결과 발표에 앞서 김 씨가 교육부 직원임을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Q. 중요한 것은 자격없는 저자가 쓴 교과서, 검정 취소가 될까하는 점 아니겠습니까?

A. 김씨가 집필한 내용이 전시본에 포함된 사실이 확인되고 검정심사 신청서에 교육부 직원이라는 점을 숨긴 만큼, 사상 초유의 '한국사 교과서 검정 취소'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백승아 의원과 이주호 장관의 질의답변입니다

백승아 의원 : 공정한 교과서 검정 업무 심사를 방해한 사건입니다. 수사나 감사원 감사 통해서 누가 왜 그랬는지 밝혀야 한다고 봅니다.
이주호 장관 : 그 문제가 그렇게,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앞서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집필자들이 어떤 영역을 어떻게 다루는가는 해당 출판사 안에서 집필진들이 협의하는 부분"이라며 "도중에 집필진이 바뀌는 것은 교과서 검정 취소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백승아 의원은 CBS에 "실제 김씨가 저자인데, 나중에 출판됐을 때는 저자가 아닌 걸로 나온다면, 실체적으로는 교과서 검정 취소 사유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교육부 출입하는 김정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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