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D-3···자금 블랙홀이냐, 코스피 ‘로켓’이냐
우주항공주·ETF 들썩…국내 수혜주 찾기 분주
글로벌 유동성 블랙홀…코스피 자금 이탈 우려도

역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이 오는 12일로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코스피 지수가 8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스페이스X 상장이 국내 증시 상승세에 추가 동력이 될지, 자금 이탈을 부추길지 주목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약 20만원)로 책정됐다. 스페이스X는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 목표액인 750억달러(약 114조원)의 두 배 수준인 1500억달러(약 229조원) 규모의 투자수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기업가치는 1조7500억달러(약 2700조원)에 달해 미국 증시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안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는 공모 자금을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투입한 뒤 우주발사체 개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망 구축에 사용할 계획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5일 진행한 스페이스X 공모주 1차 청약은 개시 직후 마감됐고, 전날 실시된 2차 청약에서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의 총 모집 예정 금액은 5억달러(약 7639억원) 규모다.
증권가에선 스페이스X 상장이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우주항공 관련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주항공 부품업체 스피어와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적인 관련주로 꼽힌다. 스피어는 지난해 7월 스페이스X에 10년간 특수 합금을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자회사 CMSI를 통해 NASA,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에 우주항공 특수 금속 소재를 공급 중이다.
홍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공급망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변수는 스타십 상업화 속도”라며 “발사 횟수 확대가 곧 소재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발사체 소재 밸류체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가 스페이스X 공모주를 직접 투자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에 상장된 우주항공 ETF도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ETF에 스페이스X가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하면서 자금이 대거 모이는 상황이다. 이날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미국과 글로벌 우주기업에 투자하는 ETF 7종에는 현재까지 4조 3978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TIGER 미국우주테크’(+3.43%),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2.38%), ‘SOL 미국우주항공TOP10’(+2.53%) 등은 이날 강세를 보였다.
앞서 스페이스X IPO 인수단에 합류한 미래에셋증권과 관련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이날 각각 전장 대비 3.52%, 14.55% 상승 마감했다.
반면 스페이스X 상장이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스페이스X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증시에서 대거 자금을 빼고 국내 투자자 역시 국내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수급 부담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상승 탄력이 가팔랐던 한국의 AI·반도체 주도주가 전술적 차익실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유동성 블랙홀 구간에서 국내 주도 산업군의 숨 고르기와 지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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