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B 랜서 뜰 때, 한반도엔 근거 없는 ‘죽음의 백조’가 덮친다

김남일 기자 2024. 10. 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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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떴다는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한반도 상공에는 '죽음'이 덮친다.

1985년 미 공군에 인도된 B-1B 랜서에 한국 언론이 '죽음의 백조'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박근혜 정부 때였다.

미 공군 글로벌타격사령부(AFGSC) 등의 B-1B 자료에서도 죽음의 백조를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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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박근혜 정부 때부터, 한국 언론들 ‘죽음의 백조’ 붙여
B-1B 랜서. 보잉사 홈페이지 갈무리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떴다는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한반도 상공에는 ‘죽음’이 덮친다.

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는 B-1B 랜서가 한국 공군 F-15K 호위를 받으며 비행했다. 이후 언론들은 “‘죽음의 백조’ 서울공항 비행” 등의 제목을 단 관련 보도를 잇달아 쏟아냈다.

1985년 미 공군에 인도된 B-1B 랜서에 한국 언론이 ‘죽음의 백조’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박근혜 정부 때였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2016년 8월1일 에스비에스(SBS) 보도(‘美 3대 전폭기’ B-1B 괌 배치…“한반도까지 2시간”)가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주요 언론 가운데 처음 사용한 것으로 나온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칭은 한국에서만 쓰인다. 제조사 록웰 인수 뒤 이를 생산하는 보잉은 B-1B 랜서 별명을 ‘더 본’(The Bone)으로 소개한다. ‘B-1(on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997년 이후 B-1이 등장하는 보잉사 보도자료 275건에서도 죽음의 백조에 해당하는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미 공군 글로벌타격사령부(AFGSC) 등의 B-1B 자료에서도 죽음의 백조를 찾아볼 수 없다. 미 언론보도에서도 이런 표현을 찾을 수 없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쓰게 된 유래를 두고 여러 설이 있지만 정확한 것은 없다. 다만 한국 언론이 만들어 쓰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날 B-1B 랜서 비행에 앞서 북한은 미 전략폭격기 등장에 대해 “미국의 허세성 무력시위 놀음” “철저히 상응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군을 압도하는 전략폭격기 성능을 강조하려는 의도이겠지만, 가뜩이나 불안한 한반도 상황에 한국 언론까지 나서 ‘죽음’을 덧씌울 이유는 없어 보인다.

보잉사 홈페이지 갈무리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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