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스타트업 대가들이 투자한 식당...5000가지 조합 가능한 이 나라 음식이라는데 [특슐랭 in 뉴욕]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4. 9. 2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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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Sopo Korean Eats
가격: 시그니처 플레이트(도시락) 12.49달러, 김밥 10.99달러
주소: 463 7th Ave, New York, NY 10018
시그니처 플레이트(불고기)
미국에서 식당의 종류를 말할 때 ‘패스트 캐주얼(fast casual)’이란 용어가 있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와 캐주얼 다이닝의 중간쯤되는 말이다. 대표적인 게 멕시칸 식당 체인 ‘치폴레’다. 치폴레에 들어서면 백미(white rice), 흑미(brown rice) 중 하나를 선택하고 소고기, 닭고기 등에서 단백질을 선택하고 이어 여러 가지 야채와 소스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나름 건강식이고 가격은 10달러 안팎으로 착해서 인기다.

이런 패스트 캐주얼은 미국에서 치폴레(멕시칸), 카바(지중해식) 등 전 세계 여러 지역을 대변하고 있지만 막상 한국은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1858년 뉴욕 맨해튼에 설립된 미국 대표 백화점 메이시스 주변에 첫 한국식 패스트 캐주얼인 ‘Sopo Korean Eats’이 지난주 문을 열어 현지 한식 애호가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Sopo Korean Eats 식당 전경
‘소포(Sopo)’라는 이름은 우편으로 받는 작은 포장된 물건이라는 뜻으로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뜻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다. 이 식당의 공동 창업가는 월가에서도 유명한 스타트업 대가들이다. 맨해튼에서 헬스케어 부문으로 가장 크게 성공한 스타트업인 ‘눔’의 정세주 의장,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미국에서 창업해 카카오에 매각한 바 있는 이승윤 창업가, 와튼스쿨 졸업 후 씨티그룹에서 투자은행 업무에 이어 한국에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이끌었던 김태헌 대표 등이다. 최고경영자(CEO)는 김 대표가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약 2년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매장을 문 열었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에서 매일 먹을 수 있는 맛있는 한식”을 목표 아래 “미슐랭 3스타 식당에서 근무한 데니스 홍 씨를 헤드 쉐프로 모셨다”고 밝혔다. 뉴욕 인근 한인 쉐프 약 70명에게 연락한 후 최종 후보자들의 요리를 시식한 결과 홍 씨 음식이 가장 안성맞춤이었다.

김태헌 Sopo Korean Eats 대표
김 대표는 “소포의 조리법은 한식 전통을 따르되 식재료는 한국 것만 고집하지 않고 미국 것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흔한 케일을 나물로 만들었다.

소포의 메뉴는 크게 김밥과 플레이트(plate·도시락) 두 가지로 나뉜다. 두 가지 메뉴 모두 내용물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자리에서 즉석에서 만들어진다. 플레이트는 도시락 형태다.

주문은 서브웨이 샌드위치나 치폴레와 비슷하다. 먼저 주문대에 줄을 선다. 주문 차례가 되어, 시그니처 플레이트를 선택했다면, 먼저 백미 혹은 흑미 중 선택해야 한다. 소포의 밥은 다시마 국물로 지어서 감칠맛이 좋다. 이어 5가지 단백질 중 하나를 선택한다. 소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불고기, 제육볶음, 닭고기, 두부 등이다. 시그니처 메뉴는 사이드 3가지가 고정으로 들어간다. 잘게 썬 오이소박이, 구운 감자, 마늘 브로콜리다. 만일 시그니처 메뉴가 아닌 골라먹는 플레이트를 주문했다면 이외 만두, 단호박 샐러드, 케일 나물, 간장 조림 계란, 김치 등도 사이드로 선택할 수 있다.

조금 특이한 게, 소스도 함께 따라 나온다. 소스를 좋아하는 미국인 취향에 맞춘 것이다. 총 4가지로 쌈장, 불닭 소스, 꼬치 소스, 깻잎 소스 등이다.

플레이트의 경우 밥, 사이드, 소스의 종류를 최대한 조합하면 무려 5000가지가 넘는 다양한 메뉴가 가능하다.

Sopo Korean Eats 내부
완성된 플레이트를 받아들면 그야말로 도시락이다. 밥을 한술 뜨면 찰기 있는 밥맛이 일품이다. 불고기를 선택해서 먹어보니 한국식 전통 불고기 맛이 그대로 구현됐다. 오이소박이는 잘게 썰어 나와도 시원한 맛을 잘 유지했다. 감자는 우리가 아는 알감자 맛인데 통감자로 만든 뒤 썰어 나온 게 특이했다. 브로콜리는 간장 기반에 마늘로 구워져 밥 반찬으로 딱이다. 단언컨대, 10달러대 초중반 가격으로 한끼 맛있는 정통 한식 도시락을 먹기엔 이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
뉴욕은 전 세계 음식을 모아놓은 요식계의 멜팅팟(melting pot)입니다. 맛집도 그만큼 많습니다. 어디서 먹으면 좋을까 고민할 수 밖에 없죠. 그 고민을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로 덜어드립니다. 직접 내돈내산으로 먹고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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