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중국의 베끼기…올리브영 닮은 '온리영' 짝퉁 등장
“올리브영인 줄 알았는데”…중국서 모방 매장 ‘온리영’ 등장
매장명·로고·진열방식·디자인까지 베껴…소비자 혼란 유도 지적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CJ올리브영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뷰티 쇼핑 성지'로 자리 잡으며 국내 뷰티 브랜드 성장의 핵심 유통 채널로 부상한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 이를 노골적으로 모방한 유사 매장이 등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K뷰티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한 만큼, 이를 겨냥한 상표·콘셉트·브랜드 모방에 대해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올리브영을 모방한 뷰티 매장 '온리영(ONLY YOUNG)'이 등장했다. 해당 매장은 전국 무료 배송을 내세우며 인근 지역까지 영업망을 늘리며 빠르게 점포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매장은 상호와 로고, 매장 색상, 진열 방식까지 올리브영을 연상케 하는 요소를 다수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점 시기와 매장 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숏폼 플랫폼 도우인에는 온리영 매장을 홍보하는 콘텐츠가 다수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입점 브랜드는 116개로 집계됐다. 2020년 36개에서 5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약 80%는 국내 브랜드로, 올리브영은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의 K뷰티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리브영에서만 연 매출 1000억원을 넘긴 브랜드도 지난해 6개(닥터지·달바·라운드랩·메디힐·클리오·토리든)로 늘었다. 특히 메디힐은 입점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20년 넘은 장수 기업 브랜드는 물론 무지개맨션, 퓌(fwee) 등 론칭 5년 미만의 신진 브랜드들도 잇따라 '100억 클럽'에 합류했다.
업계는 이 같은 성장 배경에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누적 구매액은 1조원에 달했다. 글로벌텍스프리(GTF)에서 발생한 외국인의 국내 화장품 결제 건수 중 약 88%가 올리브영 매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10명 중 9명이 올리브영에서 화장품을 구매한 셈이다.
외국인 매출 비중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2년 전체 오프라인 매출의 2% 수준이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3년 10%대에 들어섰고, 지난해에는 2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이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K뷰티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H&B 부문에서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만큼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개별 브랜드보다 올리브영을 더 많이 찾는다"며 "플랫폼 자체가 일종의 품질 보증 역할을 하면서 중소 브랜드도 단기간에 글로벌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의 브랜드 파워와 글로벌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에서 이를 연상시키는 온리영이라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 안팎으로 파장이 일었다. 해당 매장에서는 나스, 디올, 키엘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 제품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형만 놓고 보면 국내 올리브영 매장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장 명칭은 물론 로고 디자인과 대표 색상, 상품 진열 방식, 쇼핑백 디자인까지 올리브영과 흡사하게 구현해 소비자 혼란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브랜드 정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외국인 소비자가 한국 브랜드로 착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온리영은 인근 리우양시까지 매장을 열며 점포를 확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방식마저 올리브영과 유사하다. 온리영은 중국 숏폼 플랫폼 도우인에 공식 계정을 개설해 홍보 영상을 게시하며 K팝을 배경 음악으로 사용하는 등 한국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외형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단순한 콘셉트 차용을 넘어 소비자 혼동을 전제로 한 '의도적 모방'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장 구조와 상호, 쇼핑백 디자인까지 유사한 점을 고려하면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K팝까지 활용하며 한국 브랜드인 것처럼 연출해 외국인 관광객이나 현지 소비자들이 올리브영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이미지와 K뷰티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러한 모방 사례는 뷰티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생활용품 유통업체 '무무소(MUMUSO)' 역시 해외 시장에서 한국을 연상시키는 표기를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무무소가 한국 기업인 것처럼 위장한 채 중동과 동남아 등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다이소를 떠올리게 하는 매장 외형에 'KOREA'의 약자인 'KR' 마크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 혼란을 키우고, 한국 브랜드로 오인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한국 소비자들은 "하다하다 다이소·올리브영 짝퉁 매장도 만드냐", "중국은 베끼기 선수", "얼마 전엔 김치, 한복 등 우리 고유 문화도 중국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한국의 모든 것을 따라한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모방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내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 교수는 "한국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자 중국 기업들이 한류에 편승해 브랜드를 모방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올리브영이나 다이소처럼 상징성이 큰 한국 대표 브랜드 이미지를 차용해 상업적 이익을 얻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해외 시장에서의 체계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리브영은 올해부터 글로벌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미국 등 신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오는 5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K뷰티·웰니스 브랜드를 올리브영의 큐레이션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에서만 총 4개의 오프라인 매장 개점이 예정돼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국내 중소 브랜드들이 올리브영을 발판 삼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동반자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며 "입점 브랜드들이 K뷰티·웰니스 산업 생태계 안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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