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 소재 국내 생산으로 공급 안정"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6. 4. 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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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양권 한국이콜랩 대표
경남 양산에 700억원 들여
콜로이드 실리카 공장 설립
반도체 웨이퍼 공정에 핵심
슈퍼사이클에 수요 늘면서
3년내 생산량 2배 늘릴 것
공업용수 처리 사업도 활발

매출 20조원이 넘는 글로벌 화학기업 이콜랩이 최근 경남 양산시에 7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용 고순도 콜로이드 실리카 제조 공장을 신축했다. 5400㎡(약 1634평) 규모 공장에서 연간 7000여 t 제품을 생산해 주요 반도체 소재 회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류양권 한국이콜랩 대표(사진)는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 원료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콜로이드 실리카 생산 규모를 3년 내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콜로이드 실리카는 연마제의 원료로,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표면을 매끄럽게 만드는 평탄화 공정에 쓰인다. 그간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들은 이콜랩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콜로이드 실리카를 수입해왔는데, 400억~500억원 규모 전량이 국내 생산 물량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류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핵심 산업에서 공급망 안정화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반도체 고객사들의 '공급망 안정성' 확보 요구가 신규 공장 한국 유치의 주요 배경"이라고 밝혔다.

양산 공장은 이콜랩의 첫 콜로이드 실리카 해외 생산 거점이다. 이제껏 반도체용 콜로이드 실리카는 미국 공장에서 연간 1만t가량을 생산해 소비하고 한국을 비롯해 중국·대만·일본에 수출해왔다. 5개국 중 한국 수요가 가장 많다. 류 대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성장하고 반도체 공정도 2나노 단위로 갈수록 미세해지며 평탄화 작업이 수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면서 "5년 전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있는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반도체용 콜로이드 실리카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공장을 갓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을 만큼 수요 증가는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지원과 노동자들의 높은 생산성도 한국에 공장을 유치하는 데 힘을 발휘했다. 한국이콜랩은 경상남도와 양산시에서 지원금 30억원을 받았고, 산업통상부는 인허가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했다. 류 대표는 "지난 20년간 생산성을 보면 이콜랩 190여 개 생산기지 중 한국 공장이 최상위권"이라며 "한국이 제조업 분야에서는 전 세계 톱레벨"이라고 말했다.

수자원 재활용도 이콜랩의 주요 비즈니스다. 이콜랩의 물관리 시스템 '3D TRASAR'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동화된 화학관리 시스템을 통해 공장의 물 사용량을 줄이고, 재이용률을 높여준다. 특히 한국이콜랩은 재작년부터 동탄에 연구개발·엔지니어링(RD&E) 센터를 만들고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초순수 재활용 방법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초순수 관련 설비 구축과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 영역에도 추가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이콜랩 본사는 지난해 말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오비보 전자사업부를 18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류 대표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용수 재활용률을 지금보다 3배 이상 높이는 게 목표"라며 "반도체 공정 전반에 걸친 물관리 솔루션과 초순수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이콜랩 매출은 2323억원으로 이콜랩 전체 매출 대비 1%대지만 내부에서 존재감은 그보다 더 크다고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의약품 산업,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하이테크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콜랩은 의약품 제조 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크로마토그래피 레진이라는 물질을 주요 바이오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또 최근 이콜랩 본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냉각 솔루션 기업 '쿨아이티 시스템즈'를 47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냉각 설비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냉각 솔루션 서비스'를 데이터센터에 확대 적용하고 에너지·물 사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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