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치솟은 물가에 한숨…"그래도 가족 행복과 건강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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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될 정도로 너무 비싸요."
5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둔 13일 제주시 이도1동 동문재래시장에서 만난 A(80‧여)씨는 혀를 내둘렀다.
제수용품이 든 비닐을 양손에 가득 쥔 A씨는 "자식들이 제주에 살고 있지만, 사느라 정신없어서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추석에는 다함께 한 자리에 모인다. 비싼 물가에 힘들지만, 자식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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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될 정도로 너무 비싸요."
5일간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둔 13일 제주시 이도1동 동문재래시장에서 만난 A(80‧여)씨는 혀를 내둘렀다. 남편과 함께 제수용품을 사려고 시장을 찾았다가 비싼 가격에 놀란 것이다. A씨는 "평상시보다 가격이 3배 오른 거 같다. 너무 비싸가지고 조금씩밖에 못 샀다"고 토로했다.
무더운 날씨 속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이날 동문재래시장은 추석 제수용품을 사기 위해 찾은 도민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치솟은 물가 탓에 도민과 상인의 얼굴은 어두웠다.
동문재래시장에서 50년 동안 과일과 고사리를 팔아왔다는 현명숙(81‧여)씨는 파리를 쫓으며 연신 부채질만 해댔다. 정갈하게 포장한 말린 고사리들이 판매대에 가지런히 놓였지만, 손님들은 그냥 지나쳐갔다. 가게 문을 연지 반나절이 지났지만, 한 개도 판매하지 못해 답답한 심정이다.
현씨는 "추석이나 설 명절 대목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사갔는데, 최근에는 손님 자체가 안 온다.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려운 거 같다. 손님이 절반가량 뚝 줄었다. 요즘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나 시장에서 물건 파는 사람 모두 다 어렵고 힘든 거 같다"고 속상해했다.
7년 전부터 동문시장에서 과일을 팔았다는 차선진(60‧여)씨도 "대목인데 비싸서 그런지 평소보다 잘 안 사간다. 옛날에는 넉넉히 사갔는데, 지금은 1~2개, 만 원어치 조금씩만 사간다. 대형마트는 장사가 잘 되는 거 같은데, 시장에는 사람이 잘 안 온다. 경기가 안 좋아서 힘들다"고 했다.
실제로 제주상공회의소가 도내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추석 물가 동향을 조사한 결과 추석 차례상 제수용품 구매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지난해보다 3.9% 오른 31만4200원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시금치(400g)로 지난해 1만4500원에서 2만1300원으로 46.9% 상승했다. 이어 사과(33.3%), 배(33.3%), 오징어(31.3%), 표고버섯(15%) 등으로 조사됐다. 과일류 6개 품목을 구매할 경우 지난해 추석명절보다 15.5% 상승한 10만1600원이 소요될 것으로 조사됐다.
좋지 않은 경기에 주머니 사정이 나쁘지만, 도민들은 추석명절을 맞아 가족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가족들이 함께 먹을 음식을 정성스레 장만했다.
제수용품이 든 비닐을 양손에 가득 쥔 A씨는 "자식들이 제주에 살고 있지만, 사느라 정신없어서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추석에는 다함께 한 자리에 모인다. 비싼 물가에 힘들지만, 자식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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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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